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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엔화 초강세… 환시장 변동에 기민 대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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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27. 00:00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며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가 급등하자, 연쇄적으로 원·달러 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이다 전 거래일 대비 25.2원 떨어진 1440.6원으로 마감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고환율 파고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던 상황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그동안 역대급 엔저(低) 현상으로 고심하던 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고, 미국도 이에 발을 맞추고 있어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초강세 전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외환시장 개입에 앞서 주요 금융기관의 거래 상황을 점검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했다. 미 연방준비은행 역시 미 재무부 지시에 따라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투기적이고 비정상적인 움직임에는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공개 발언하면서 시장은 이를 사실상 개입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엔·달러 환율은 160엔 선에서 단숨에 150엔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엔화 강세는 원화에 영향을 미친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도 심리적 마지노선을 무너뜨리는 데 한몫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두 달 내 환율이 1400원 전후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한 후 시장의 기대 심리는 급격히 꺾였다. 대통령이 직접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안정화 의지를 피력한 것은 외환 당국에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다름없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이 일본 엔화뿐 아니라 한국 원화까지 지지하는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가 실제 가동하고 있다는 추측이 무성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미일 외환 정책 공조 신호 이후 엔화 추가 강세 흐름이 원·달러 환율 향방에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외환시장이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다. 원화 강세는 수입 물가 안정과 외채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수출 채산성 악화와 기업 실적 변동성 확대라는 부정적 요인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역할은 중요하다.기금위는 이날 회의에서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을 14.9%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정치적 판단에 따라 비중을 조정하는 단기 방향성보다 중장기 안정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정부와 외환 당국은 이제 고환율 방어에서 '변동성 관리'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미일 당국의 공조 움직임을 주시하며, 내부적으로는 수출 기업들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받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제 주체들은 기민하고 정교한 대응을 통해 환율 파고를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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