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홍 티빙 콘텐츠 총괄 "기획, 편성 단계부터 글로벌 유통 검토"
그동안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개별 작품이 해외 플랫폼에 판권을 판매하거나 넷플릭스·디즈니+ 등 글로벌 OTT 오리지널로 편입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유통 주도권은 대부분 글로벌 플랫폼에 집중돼 있었고 국내 제작사는 사후 판매 구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티빙은 해외 OTT 내에 '티빙 글로벌 브랜드관'을 구축하며 이 구조에 변화를 시도했다. 해외 플랫폼과 협업해 여러 시장에 동시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판권 중심 유통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로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내 창작자와 제작사는 초기 단계부터 해외 유통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
티빙 글로벌 브랜드관은 해외 이용자에게는 K-콘텐츠를 한 창구에서 접하는 통로로 기능하고 제작사에는 글로벌 진출을 사후 선택이 아닌 필수 검토 요소로 인식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제작 과정 전반에서 해외 반응과 플랫폼 특성을 고려하는 흐름이 강화됐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유통 전략에서도 확인됐다. 티빙은 일본 디즈니+와 아시아태평양 17개 국가 HBO 맥스에 마련된 브랜드관을 통해 국내 신규 TV 드라마를 동시 공개한다. MBC '판사 이한영'과 내달 28일 첫 방송되는 JTBC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이 그 대표적이 사례다. 티빙 오리지널이 아닌 외부 제작사의 작품을 글로벌 동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략은 국내 제작사에 안정적인 글로벌 유통 경로를 제공했다. 개별 협상을 통해 해외 판매를 추진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티빙 브랜드관을 통해 비교적 빠르고 확실한 해외 진출이 가능해졌다. 제작사는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확산을 고려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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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가시화됐다.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는 티빙 시리즈 가운데 5주 연속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고, HBO 맥스와 일본 디즈니+ 브랜드관 론칭 이후 해외 플랫폼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냈다. 미국 라쿠텐 비키, 중동·북아프리카 스타즈플레이 등으로 동시 확산되며 글로벌 반응을 확보했다.
글로벌 공개 과정에서는 콘텐츠 경쟁력뿐 아니라 플랫폼 특성과 시청 환경까지 함께 고려됐다는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김륜희 CP는 "장르적 익숙함 속에서 만들어지는 미세한 차별화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멜로와 서스펜스의 경계에 있는 '친애하는 X'의 경우 기존 관습적 서사에 얽매이지 않은 시도가 글로벌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갔고, 언어와 문화권을 넘어 공감 가능한 캐릭터 설정과 유통될 플랫폼의 성격까지 함께 고려해 글로벌 진출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티빙의 글로벌 브랜드관 전략은 단기 성과를 넘어 제작 환경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전제로 한 판단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창작자들은 단순한 해외 판매 창구를 넘어 보다 넓은 유통 경로를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설계하게 됐다. 이는 제작 방식과 기획 관점 자체를 재편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민 총괄은 "글로벌 브랜드관은 중장기적으로 기획과 편성 판단의 폭을 넓혀주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티빙과 제작사가 IP 확장 시야를 함께 고민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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