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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매각 막힌 호텔롯데… 재무개선·공격투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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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1. 27. 17:53

공정위 '기업결합 불허'로 거래 무산
1兆 현금유입 멀어져 단기차입 부담↑
서울호텔 리뉴얼 등 투자시계 늦춰져
"실적회복 속 고정비 축소 등 가속화"
호텔롯데의 자금 조달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려놓았지만, 약 1조원의 현금 유입이 기대됐던 롯데렌탈 지분 매각이 무산되며 차입 구조 개선의 시계가 늦춰졌다.

변수는 지난 26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롯데렌탈 기업결합 불허다. 호텔롯데는 부산롯데호텔과 함께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해 980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거래가 무산됐다.

호텔롯데는 단기 차입 비중이 높아 차입 부담이 큰 상황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호텔롯데의 총차입금은 8조3419억원으로, 이 중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 비중이 53.7%(4조5264억원)에 달한다. 통상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50% 선을 웃도는 수치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6.7%로, 신용평가사들이 신용 등급 하향 요건(평균 30~35%)으로 제시하는 기준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차입 구조 속에서 롯데렌탈 매각은 단기 차입 부담을 흡수할 핵심 완충 장치로 평가돼 왔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영업과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단기간에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매각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로운 매수자 물색이나 재심 청구 등 가시적인 성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호텔롯데의 순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4.2배로, 이익창출력 대비 재무 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도 1.3배 수준에 그쳐, 영업 현금 흐름만으론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다.

여기에 투자 사이클도 겹쳐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말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 출자(2144억원)를 집행했고 올해부턴 서울호텔 리뉴얼, 뉴욕호텔 부지 취득(7203억원), 롯데월드 신규 어트랙션 도입(1113억원) 등 중·대형 투자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에 대한 이자자금 및 자금보충약정 제공,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등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계열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상황을 유동성 위기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단기적으로 차입금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기적으로는 수익성 위주의 운영 기조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개선 및 투자 부담 완화를 통해 재무부담 제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롯데의 실적 회복이 판단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호텔롯데의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동기(-0.8%) 대비 흑자 전환했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3918억원으로 약 40% 증가했다. 전사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면세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끈 덕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따이궁(보따리상) 거래 축소 등 고강도 조정을 거쳐 같은 기간 영업이익 40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추가적인 현금 확보 여력도 남아있다. 호텔롯데는 이달 L7 홍대를 약 2650억원 규모로 매각하는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거래를 추진 중이며, 추가 비핵심 자산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DF1·DF2 중 한 곳의 신규 사업권을 따내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면세 부문의 추가 반등 여지도 남아있다.

호텔롯데는 최근 서울 송파동 직장 어린이집을 인근 롯데마트 직장 어린이집과 통합 운영하는 등 고정비 축소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실적 회복과 투자 확대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자산 유동화와 차입 관리의 속도가 향후 재무 안정성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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