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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상승에 한계기업 속출 우려…‘430조 생산적 금융’ 시작부터 꼬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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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1. 28. 18:06

작년 말 기업대출 금리 7개월 만에 가장 높아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에 시장금리 오름세 지속
은행 대출 中企 74% "높은 대출금리로 경영 애로"
ChatGPT Image 2026년 1월 28일 오후 06_04_56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시장금리 오름세로 지난해 말 기업대출 금리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원리금 상환 여력이 떨어진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하락세를 보이던 기업대출 금리가 반등하면서 올해도 기업들의 재무 여건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첨단전략산업과 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에 향후 5년간 43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업대출 연체율도 함께 오르고 있는 만큼, 사업 추진 원년인 올해 초부터 건전성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의 '2025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연 4.1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연 4.16%)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기업대출 금리는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기업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한때 3%대까지 하락했지만, 지난해 4분기 들어 석 달 연속 상승하며 다시 4%대를 넘어섰다.

기업대출 금리가 상승한 배경에는 시장금리 오름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업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2.696%에서 11월 말 2.815%로 뛰었고, 12월 말에도 2.818%로 소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데다, 은행채 만기 도래와 적자국채 발행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 상승은 기업들에 타격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3%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0.89%에 달했고, 중소법인 연체율은 0.98%로 1%대에 육박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 속 금리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회생 신청 건수는 총 1321건으로, 2024년(1094건) 대비 20.7%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시장금리 상승 흐름이 올해 초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7일 기준 은행채 1년물(AAA) 금리는 2.906%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6일(2.913%) 이후 1년 만에 다시 2.9%대를 넘어섰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한 이후,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은행채에 영향을 미치는 국고채를 비롯해 각종 시장금리의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기업대출 금리가 올해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부실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에서 신규 대출이나 대출 연장을 신청한 경험이 있는 기업의 73.6%가 높은 대출 금리로 경영 애로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 동일 문항 응답 비율(46.9%)보다 약 27%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며 "시장금리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적절한 수준의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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