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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교했다더니 섬까지 방문… ‘엡스타인 거짓말’에 발목 잡힌 러트닉, 초당적 사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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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11. 06:50

"14년간 세 차례 만남" 증언… '2005년 이후 단절' 발언과 배치
지분 거래·기금 행사·기부금까지 확인… 민주·공화 초당적 문제 제기
트럼프 '전적 지지' 속 사퇴론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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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상원 건물에서 진행된 상원 예산소위원회 상무·사법·과학 및 관련 기관 담당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AFP·연합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일부 접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친분이나 개인인 관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국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상무·법사·과학 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나는 그와 어떤 관계도 없었다. 나는 그 사람과 거의 아무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계라 부를 만한 것도, 지인이라 부를 만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숨길 것이 전혀 없다"며 의회의 개인 기록 제출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러트닉, 엡스타인 파일 공개 후 성범죄 장소 '섬 방문' 정황 드러나

러트닉 장관은 최근 연방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건 가운데 250여건에서 본인 이름이 등장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문건에는 러트닉 장관이 2012년 성범죄가 주로 이뤄진,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으로 을 방문해 점심을 함께한 정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엡스타인 파일 공개 이후 초당적 사임 압박에 직면한 가장 주목받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논란은 러트닉 장관이 지난해 팟캐스트 '포드 포스 원' 인터뷰에서 "2005년 엡스타인을 만난 뒤 혐오감을 느껴 다시는 같은 방에 있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발언과 배치되며 확산됐다.

당시 그는 "내 아내와 나는 그 역겨운 사람과 다시는 같은 방에 있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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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상원 건물에서 진행된 상원 예산소위원회 상무·사법·과학 및 관련 기관 담당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AFP·연합
◇ 2005년 절교 선언은 거짓?...14년간 '세 차례 접촉' 시인

러트닉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엡스타인이 2005년 뉴욕 맨해튼에서 이웃으로 지내기 시작한 이후, 2019년 감옥에서 숨질 때까지 14년 동안 세 차례 만났다고 증언했다. 그는 2005년 첫 만남 이후 2011년과 2012년에 추가 접촉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러트닉 장관은 "2005년 이후 6년이 지나 그를 다시 만났고, 그로부터 1년 반 뒤에 다시 만났다. 그 이후로는 다시 만나지 않았다"며 "수백만 건의 문건 가운데 나와 그를 연결하는 이메일은 10통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 가족 동반 '성범죄 섬' 방문… 지분 거래 등 비즈니스 유착 정황

구체적인 접촉 사례에 대해 그는 2011년 5월 뉴욕에서 오후 5시에 1시간가량 만났다며 "저녁 식사나 다른 일정이 아니라 짧은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2년 접촉과 관련해선 "가족 휴가 중 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점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내 아내와 네 명의 자녀와 보모들이 함께 있었고, 다른 부부의 가족도 아이들과 함께 섬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증언했다. 섬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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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부부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상원 건물에서 진행된 상원 예산소위원회 상무·사법·과학 및 관련 기관 담당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지분 거래·기금 행사·기부금까지 드러난 추가 접점

하지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의 접점은 개인적 만남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사람이 2012년 12월 28일 현재는 폐업한 기술 기업 '애드핀(Adfin)'의 공동 지분 소유와 관련한 문서에 함께 서명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2015년 11월 엡스타인의 비서가 러트닉의 금융회사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 초청장을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기록이 문건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2017년 엡스타인이 유대인 자선단체 '유제이에이(UJA)-뉴욕 유대인 연맹'이 주최한 러트닉 장관을 위한 만찬에 5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개된 파일에 엡스타인이 러트닉의 보모를 만나는 데 관심을 표명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트닉 장관은 "그것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 초당적 사임 압박 직면한 '트럼프의 복심'

의회와 정치권의 사임 압박도 거세졌다.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메릴랜드주)은 러트닉 장관의 과거 발언이 "기껏해야 매우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직무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과 애덤 시프 상원의원(이상 캘리포니아주)도 러트닉 장관이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며 사임을 촉구했다고 WSJ는 전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주)은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저 위커(미시시피주)·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 등도 이번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주)는 엡스타인 파일에 언급된 인사들이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 백악관은 전폭 옹호… 상무부는 미디어 탓

이 같은 상황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트닉 장관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팀의 매우 중요한 멤버이며, 대통령은 전적으로 장관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상무부도 전날 성명을 통해 이번 보도들이 "전통 미디어가 행정부의 성과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실패한 시도"라고 반박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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