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예방·주거 복지·탄소 중립 '세 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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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가 이 오명을 지우겠다고 나섰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고시원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을 시행하며, 에너지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에 본격 착수했다.
고시원 난방 문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치솟는 가스비 탓에 운영자들이 보일러를 충분히 가동하지 못하면, 거주자들은 개인 전기히터나 전열 장판에 의존하게 된다. 이것이 화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2018년 종로 고시원 화재도 부족한 난방을 보충하려던 개인 전열기구 사용이 원인이었다.
지난 14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관내 고시원을 직접 찾아 가스·전기안전공사와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간담회에서 고시원 운영자는 "가스비 부담에 보일러를 넉넉히 가동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거주자들이 개인 전기히터를 쓰면 화재 위험에 늘 가슴을 졸여야 했는데 구의 지원으로 큰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고시원 운영자의 가스·전기료 부담을 낮추고 건물 전체 난방 효율을 높여, 거주자들이 개인 전열기구 없이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화재 위험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 구청장은 "고시원은 멸실의 대상이 아니라 안전과 건강이 보장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하며, 행정은 최저 주거기준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시원 문제를 반지하 주거 개선과 같은 궤도에서 바라봐야 한다고도 했다. 저렴한 대안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 구청장은 "12년의 행정 경험을 통해 시민 모두에게 부담 가능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곧 최고의 안전 정책이자 기후 정책, 복지 정책임을 깨달았다"며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 지원으로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의 삶을 보듬겠다"고 밝혔다.
구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관내 고시원 거주자들의 주거 안전 개선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정 구청장은 "고시원이 더 이상 '옷장'이나 '감옥'으로 불리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안전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