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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네팔 기성 정치권이 일반 시민의 고통에 무관심하다는 대중의 불만은 청년층이 주도한 대규모 거리 시위로 폭발했다. 이 시위로 이틀 동안 77명이 목숨을 잃었고 결국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당시 총리가 사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리 전 총리의 사임 이후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과도 정부의 임시 지도자를 맡아 이번 주 열리는 총선을 관리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기성 정치의 상징인 74세의 올리 전 총리와 변화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5세의 래퍼 출신 정치인 발렌드라 샤 전 카트만두 시장의 대결을 꼽았다.
카트만두 전 시장이자 중도 성향인 국민독립당(RSP)의 총리 후보로 나선 샤는 올리 전 총리가 과거 6번이나 당선된 정치적 텃밭인 동부 자파 지역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샤 후보는 기성 언론 대신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차를 몰고 가다 예고 없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등 파격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선거 캠프는 유권자들의 고충과 미완성 프로젝트를 기록해 약속 편지 형태로 배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올리 전 총리 역시 지난 9월 시위의 타격 이후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 전략을 수정해 과거 선거와 달리 유권자들을 직접 대면하며 지지율 만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9월의 시위는 네팔 국민들 사이에 뿌리 깊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이는 희생자 유가족들의 정치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부패에 항의하는 팻말을 들고 나섰다가 총에 맞아 숨진 23세 대학생 라시크 카티와다의 어머니 라차나 카티와다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정의를 구하기 위해 국민독립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시위 도중 총탄에 맞아 숨진 29세 보안요원 데브 쿠마르 수베디의 아내 파르바티 수베디 역시 기성 정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샤 후보와 국민독립당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과도 정부는 77명의 사망자 중 42명을 순교자로 선포하고 가족들에게 150만 루피(1515만 원)를 지급했으나, 일자리 제공이나 연금 등 다른 약속들은 아직 이행하지 않았다. 시위 진압 과정의 실탄 사용 등을 조사하는 국가 위원회의 최종 결과는 3차례 연기된 끝에 이번 총선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수십 년간 옛 마오주의 반군 중심의 정당, 공산당, 그리고 중도파 네팔 의회당 등 기성 정당들이 번갈아 권력을 쥐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대중의 환멸은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러나 일부 산간 지역에서는 여전히 기성 정당에 대한 강력한 충성도가 남아 있어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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