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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워야 환불’…플랫폼 거래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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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3. 10. 19:00

한국소비자원 '온라인 분쟁 절반이 환불 거부'
전문가, "리뷰 삭제 요구는 청약철회 방해 가능성"
플랫폼 책임 공백에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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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사진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제주에 거주하는 김종훈씨(60)는 지난달 온라인 플랫폼 당근마켓에 입점한 한 과일 판매자로부터 사과 한 상자를 주문했다. 홍보용 사진과 달리 상자 안에는 상한 사과가 여러 개 섞여 있었다. 김씨는 환불을 요청하며 "상한 사과가 섞여 왔다"는 내용의 리뷰와 함께 별점 1점을 남겼다. 그러자 판매자는 메시지를 통해 "리뷰를 삭제해야 환불해 주겠다"고 요구했다. 그는 결국 리뷰를 내렸다. 김씨는 "나이가 있다 보니 온라인 거래를 잘 몰라 판매자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개인 판매자 거래가 늘면서 환불을 미루거나 조건을 내거는 분쟁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플랫폼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통계에서도 환불 관련 분쟁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6월 소비자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청약철회(환불) 거부'가 전체의 4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 거래 분쟁의 절반 가까이가 환불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의미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은 일정 기간 내 소비자가 청약철회를 요구할 수 있으며 사업자는 특별한 사유 없이 환불을 거부하거나 지연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나 과태료 등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리뷰 삭제 등을 조건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행위가 소비자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리뷰 삭제를 조건으로 환불 해주겠다는 요구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비자의 청약철회 권리를 사실상 포기하도록 만드는 부당한 거래 조건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거래 구조 역시 분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플랫폼에 입점한 1인 판매자의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분쟁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플랫폼은 거래를 중개할 뿐 실제 계약 당사자는 소비자와 판매자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분쟁이 발생해도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플랫폼은 단순 중개자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는 플랫폼의 신뢰를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입점 관리나 검색 알고리즘, 리뷰 시스템 등을 플랫폼이 운영하는 만큼 플랫폼 책임 공백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플랫폼이 분쟁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거나 등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 측은 이용자 보호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거래 과정에서 부당한 요구가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내부 정책에 따라 판매자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신고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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