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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날세운 김여정… 美·核무력은 쏙빼고 ‘수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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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6. 03. 10. 17:47

규모 축소 유화 제스처에도 비난 담화
불안정한 국제 정세 고려한 눈치 보기
金, 총무부장 인사 후 첫 담화로 주목
안살림 총괄 담당 이상 최고권력 확인
10일 미국 국방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중 일부를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지난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발사대 해체 작업(사진 오른쪽)이 진행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다른 발사대(사진 왼쪽)는 준비 태세를 갖춘 모습이다. /연합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10일 한미 군 당국이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 기간 군 병력을 줄이는 등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훈련요소가 어떻게 조정되든 대규모전쟁연습이라는 명명백백한 대결적 성격은 추호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비난 담화를 내놨다.

김 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적들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라는 간판을 또다시 내들고 있지만 무슨 대의 명분을 세우든 우리 문전에서 가장 적대적 실체들이 야합해 벌리는 고강도 대규모전쟁연습"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횡포무도한 국제불량배들의 망동으로 말미암아 전 지구적 안전구도가 급속히 붕괴되고 도처에 전란이 일고 있는 엄중한 시각 미한의 전쟁연습은 지역 안정을 더더욱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주권안전영역을 가까이하고 벌리는 적대세력의 군사력 시위 놀음은 상상하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 부장의 이번 담화는 '미국'과 '핵무력' 등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고 원색적인 비난이 없었다는 점에서 대미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사태'를 비롯해 현재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한 모양새다. 아울러 그동안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될 때마다 내놨던 통상적인 반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자신들의 핵무력을 직접 지칭하지 않는 등 현 정세를 고려한 것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왔다는 점에서 예상했던 내용"이라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공존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차분하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주요 지도간부와 군사지휘관들을 만나 '특별히 준비한' 선물인 신형 저격수보총(소총)을 수여한 가운데, 김여정 당 총무부장이 야외 사격장에서 저격소총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8일 방영했다. /연합
이번 담화에서 주목되는 점은 총무부장으로서 김여정 부장의 역할이다. 총무부장의 경우 당내 행정과 의전 및 문서 관련 등 '안살림' 총괄을 담당하는데, 이날 담화로 김 부장이 대남·대미 스피커 역할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총무부의 위상이 당내 최고 권력을 갖고 있는 조직지도부 및 선전선동부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일 것으로 평가된다. 대남 업무를 관장하던 10국(전 통일전선부)이 여전히 존재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10국의 기능을 흡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존 총무부장은 대남, 대미 메시지 발신 역할은 하지 않았는데 김여정이 부장이 되면서 해당 역할을 같이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과거 유명무실했던 노동당 전문부서, 행정부의 경우 장성택이라는 존재로 그 위상이 조직지도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현재의 총무부가 당시 행정부의 권력·위상과 견줄만 할 것"이라며 "당내 실세로서 총무부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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