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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씁쓸한 ‘마창진’ 통합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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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6. 03. 12. 06:00

아시아투데이_주성식
주성식 전국부장
"창원시? 그럼 이제 마산아구찜, 진해군항제가 아니라 창원아구찜, 창원군항제라고 바꿔 불러야 하나요?"

지난 2010년 7월 마산시와 창원시, 진해시가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했을 당시 현지 주민들은 최종 명칭으로 결정된 '통합 창원시(현 창원특례시)'보다는 '마창진'이라는 별칭을 더 많이 사용했었다. 기존 마산·진해시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이들의 거부감이 만만찮았던 탓이다. 창원시보다는 차라리 통합 대상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마창진으로 부르는 게 어떠냐는 것이다.

세 개 도시가 하나로 합쳐진 후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5년이란 시간이 더 지난 2026년 현재 창원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유보적이다. 통합 창원시로 재편된 후 100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영남권 최초이자 유일한 특례시로 변모하며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상징이 됐지만, 통합 당시 (이명박)정부가 약속한 15년 동안의 '자율통합지원금' 혜택이 끝나자마자 수면 아래 있던 위기 징후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경남도의회가 지난해 8월 작성한 대정부 건의안에 따르면 창원시 인구는 2024년말 현재 99만9858명으로, 특례시 지정을 위한 기준 중 하나인 인구 마지노선(100만명)은 무너진지 이미 오래다. 마창진 통합 당시 48.0%이었던 재정자립도도 2024년말 29.1%까지 떨어졌다. 지자체 채무는 1826억원에서 4007억원으로 같은 기간 119%라는 폭증세를 기록했다.

세 도시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추진했던 377건의 균형발전사업에도 불구하고 지역간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5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구도심과 신도심간의 격차, 산업단지와 주거지역 간의 연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세 도시의 진정한 융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필자가 해묵은 마창진 논란을 다시 소환한 것은 행정통합 이슈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의 행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져 있듯이 광주·전남은 하나로 살림을 합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통합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반면 대전·충남과 대구·경북은 일부 지역 정치인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가 불발되면서 통합이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간 만남을 통해 본회의 안건 상정 여부를 조율했지만 특별법 처리와 관련해서는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12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안건이 오르지 못하게 되면서 지방선거 이전 행정통합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이다.

정치권에선 두 광역단체 통합이 무산된 것에 대한 책임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 석이라도 더 많은 단체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정략적 판단 때문에 특별법 처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며 서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을 놓고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러 특례 조항이 빠지면서 특별법이 빈 껍데기로 전락하는 등 졸속 처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지자체 통합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16년 전 추진됐던 마창진 통합이 이러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여전히 '진행형'인 점은 섣부른 통합 논의에 앞서 새겨볼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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