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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속 대외 리스크…“기술초격차·정책 협력 중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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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03. 11. 17:50

[AI시대 변곡점 선 삼성] 호황기 속 위기 이유와 해법
지난 한해동안 333조원 기록적 매출
시가총액 1122兆 전년비 253% 급등
파운드리 수주 등 반도체 호황 견인
지난 해 삼성전자가 거둔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333조원이다. 같은 해 우리나라 국가 예산(약 651조원)의 절반을 뛰어넘는 규모다. 수출 비중은 전체(약 1046조원)의 20%를 넘겼다. '삼성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동안 이어졌던 부진은 지난해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와 반도체 초호황기가 맞물리면서 반등의 변곡점을 맞았다. 당장 올해 매출 전망치만 500조원 이상이다.

전례없는 성장가도에 들어섰지만 위기감도 한 켠에 자리한다. 전통 먹거리인 가전·스마트폰 사업은 치열해진 경쟁 환경과 각종 대외 리스크에 불확실성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 사업 역시 관세라는 잠재적 악재를 비롯해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구조적 한계 등 변수가 숨어있다. 전문가들은 뼈를 깎는 기술 초격차와 정부의 든든한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는 '원팀(One Team)'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4일 국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이달까지 가파른 외형 성장을 유지 중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122조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53% 증가했다. 지난달 말에는 시가총액이 1300조원에 육박했다. 기록적인 외형 성장을 이끈 건 단연 반도체다. 한때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이 AI 수혜를 입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기술 경쟁력 회복으로 캐시카우가 됐고, 매년 수조원대 적자를 이어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반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은 24조9000억원으로, 1년새 65%에 달하는 성장을 이뤘다.

삼성전자를 향한 장밋빛 전망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화려한 숫자 이면에는 주력 사업들의 위기감이 공존한다. 새해부터 위기 의식과 경계심을 강조한 이재용 회장의 발언이 주목을 받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임원 세미나에서 "숫자가 조금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지금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놨다. 성장 둔화 국면에 들어선 가전·스마트폰 사업 등을 염두한 발언으로 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억3910만대 출하량을 기록하며, 애플(2억4060만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세계적인 IT기기 수요 감소 추세에도 출하량을 늘렸지만, 1위 타이틀을 탈환하지 못했고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기업들의 맹추격도 여전하다. 칩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도 부담이다. 올해 애플을 포함한 주요 경쟁사들이 출고가 동결 전략을 택한 것과 달리, 자체 AP(앱 프로세서)를 완전히 탑재하지 못하면서 3년 만에 신제품 출고가 인상을 결정했다.

가전 사업도 마찬가지다. 가장 위기감이 커진 TV 사업은 지난해 출하량이 소폭 감소하면서 중국 TCL과 격차가 불과 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80형 이상 대형 TV 시장에선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매출 기준)을 나타냈지만, 지난해 31.1%에 그치면서 TCL(17.6%), 하이센스(16.1%)의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 반도체 사업은 고무적이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란 점에서 공급 과잉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데다, 미국의 품목별 관세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사업 측면에선 메모리를 중심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고객사들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따라 변동성도 높은 상태다. 실제로 중국 CMXT는 HBM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키우고 있으며,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대만 TSMC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자체적인 기술 초격차 노력과 함께 정부 정책 지원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37조원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는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 전반에서 확실한 우위를 갖추려면 기업 단독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의 강점은 끊임없는 기술 투자와 다양한 사업을 영위 중인 계열사로, 제품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기술 연계 기반의 신시장 창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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