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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등급 임원 ‘0원’… 콜마홀딩스 ‘성과주의’로 저성장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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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3. 11. 17:52

26일 정기주총서 보수 개정 안건 상정
작년 매출 7%·당기순익 66.6% 급감
D등급에도 퍼주던 성과급 중단 강수
신상필벌 리더십으로 반등기회 모색
회장 '셀프 보수' 위법 판결 영향도
콜마홀딩스가 임원 보수 체계에 메스를 댄다. 실적이 부진한 임원의 인센티브를 아예 지급하지 않는 등 성과 중심 보상 구조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법원이 상장사 회장·지배주주의 자가 보수 결정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한 이후 보수 체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영 성과와의 연계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임원 보수 규정 개정의 건'을 상정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성과에 따른 차등화다. 기존에는 개인별 평가에 따라 최상위 S등급에 1.4배, 최하위 D등급에 0.6배를 지급하며 완만한 차등을 뒀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S등급 인센티브 지급 배수를 2.0배로 높이고,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은 아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장기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누계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액을 산정하되, 영업이익 달성률이 목표치의 80%에 미달하면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법원의 지난해 4월 판결과 직결된다. 당시 재판부는 상장사 회장 겸 지배주주가 자신의 보수를 직접 결정하는 행위를 위법으로 보고, 보수 총액 한도 설정조차 주주 이사의 특별이해관계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구체적인 연봉 배분이 아닌 총액 한도를 정하는 안건이라도 해당 임원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콜마홀딩스는 보수의 구체적 배분이 아닌 총액 한도와 지급 원칙을 이사회 및 보상위원회에 맡기며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성과주의 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2024년 기준 총 44억8200만원을 수령하며 국내 화장품·제약 업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높은 수준의 보수를 기록한 만큼, 보수 체계의 투명성을 선제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보수 체계 개편의 배경으로 콜마홀딩스가 직면한 수익성 정체와 해외 사업 부진을 지목하고 있다. 자회사 한국콜마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2% 증가한 47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콜마비앤에이치와 해외 종속기업의 부진 영향으로 매출은 6301억원으로 6.9% 감소했다. 자산 및 영업권 손상평가가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도 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전체적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해외 사업과 인수 자회사 통합 효과 미흡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콜마홀딩스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미국 법인에서 지난해 5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3% 감소한 수준이다. 또한 과거 외형 확장을 위해 단행했던 연우·HK이노엔 등 대규모 M&A 이후 불거진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2022년 인수한 화장품 용기 업체 연우가 지난해 수주 감소 영향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인수 시너지 창출 속도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임원 보수 체계를 손보는 것은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 경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라며 "콜마홀딩스도 인수 자회사와 해외 사업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성과 중심 보상 구조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의 화두인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고 덧붙였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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