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 전시
中 장악 ESS 시장 본격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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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전시장 곳곳에는 배터리 기술을 확인하려는 국내외 기업 관계자와 연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멈춘 곳은 다름 아닌 삼성SDI가 처음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앞에서다.
'AI thinks, Battery enables(인공지능의 상상, 배터리가 현실로)'란 슬로건으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한 삼성SDI는 피지컬 AI 시대 핵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해당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는 로봇 내부 공간이 제한적이라 작은 크기에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 삼성SDI는 이러한 전고체 배터리를 '솔리드 스택'이라 처음 명명했다. 현장에 있던 도슨트는 "지금 전시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되는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을 더 보장할 수 있고, 향후 전기차나 항공 시스템에도 확대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로봇용 배터리에 대한 전시가 다양하게 이뤄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로보틱스 존에서 LG전자의 홈 로봇 'LG클로이드' 등을 전시했다. 여기에는 LG엔솔의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돼 안정성이 높다. SK온 역시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위아의 물류로봇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인터배터리의 중심은 전기차 배터리였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 흐름이 강해지면서 배터리 업계의 관심은 점차 ESS로 옮겨왔고 , 이후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로봇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이번 전시에 부스를 차리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K-배터리 업체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도 감지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에서 CATL의 점유율은 37%에 달한다. 여기에 EVE, BYD 등 중국 기업들이 뒤를 잇고 있어 사실상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이 때문인지 이날 현장에서 배터리 3사는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초격차 기술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LG엔솔은 프리미엄 전기차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중저가 설루션, ESS 전용 LFP 기반 제품 등 시장별 맞춤 전략은 물론 소듐 이온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 기술 등을 소개했다.
김제영 LG엔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0년 이상 쌓아온 가치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AI 전환 툴을 만들고,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구개발 속도를 10배 이상 빠르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각형,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새로운 명칭을 '프리즘스택'과 '솔리드스택'이라고 공개했다. SK온 역시 3P-제로 전략을 기반으로 배터리 안전성 강화 기술을 강조했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은 "생활과 밀접해지는 곳에 배터리가 더 필요해지면서 안전은 양보할 수 없다"며 "예방(Prevent), 보호(Protect), 예측(Predict)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현장에선 각형 배터리의 특허를 둘러싸고 삼성SDI와 LG엔솔의 미묘한 신경전도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법과 북미 완성차 업체들의 탈중국 정책 등으로 한국산 전지에 대한 프리미엄은 분명 존재한다"며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과 품질, 신뢰성이 결국 K-배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