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금리 불안에 정부-금융권 점검 회의
CET1·K-ICS 등 건전성 지표 현재 ‘안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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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은 수입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유가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며 기업 수익성을 압박한다. 이는 은행 등 금융사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안정적인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어 충분히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도,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해 점검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김진홍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전 금융업권이 참여하는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대외 변수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9원 오른 1505원에 개장해 1501원에 마감했다. 이는 주간 거래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156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밤 미국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에너지 가격 충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
현재까지 금융권의 주요 건전성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9%로 규제비율인 8%를 웃돌고 있으며,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도 168.9%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권의 지급여력(K-ICS) 비율과 외화 유동성, 여신전문금융사와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도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일정 수준의 대응 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동 지역과 관련된 위험노출액(익스포져)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6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의 익스포져는 4조3000억원으로 위험가중자산 대비 0.3%에 머물렀다. 보험권 역시 생명보험 5조1000억원, 손해보험 2조4000억원 규모로 자산 대비 비중이 크지 않다. 단기적인 충격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단기 지표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환율과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기업 실적 둔화를 거쳐 금융권 자산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2차 파급 경로'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고환율 국면에서도 일부 업종 부실이 금융권 리스크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던 만큼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권도 업권별로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은행권은 유가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재점검하고 있으며, 보험권은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사는 조달 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취약 차주 중심의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해외 사업장에 대한 대응도 병행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현지 상황 변화에 대비해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본사와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불안이 확산할 경우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점검 체계를 지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점검하고 금융권과의 공조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