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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을 자주 오르는 내게 비밀이 하나 있다. 산 외딴 곳에서 봄이 되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 야생화 군락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할미꽃이 모여 피는 곳인데 어찌나 고운지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주변에 알리고 싶지만 남획하는 사람들이 생겨날까 봐 비밀에 부치고 있다.
할미꽃의 이름 유래는 두 가지가 있다. 꽃을 매달고 고개 숙인 모습이 꼬부랑 할머니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주장과, 흰털로 덮힌 열매의 모습이 할머니의 흰머리 같다고 해서 할미꽃이 되었다는 것인데, 굳이 따질 것 없이 모두 맞는 이야기 같다. 할미꽃은 여러 전설과 함께 신라시대 설총(薛聰)이 지은 '화왕계(花王戒)'에도 등장한다. 다양한 쓰임새는 물론이고, 할미꽃을 모티브로 한 시(詩)나 노래도 참 많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야생화다.
할미꽃은 이름과 달리 열정을 감추고 있는 꽃이다. 꽃잎은 정열적인 붉은 자주색이고, 그 안에 자리 잡은 샛노란 수술은 할미꽃의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은 듯 선명하다.
올해는 우리 마을에 할미꽃들이 1년 내내 왕성하게 피어있을 전망이다. '강아지풀 잡초연구회' 할머니 회원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잡초 그림도 다양하게 그리고, 여러 잡초 음식도 만들어 먹으며 할미꽃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열정을 마음껏 펼치게 해드릴 예정이다.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