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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금융기관 지방이전, 선거용 카드로 소모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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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3. 19. 18:26

손강훈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융기관 지방 이전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까지 전면적인 이전 논의 대상에 오르내리면서 현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정 기관이 어느 지역으로 옮긴다는 식의 구체적인 '카더라 썰'이 나오면서 금융권 내부에 적지 않은 혼선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논의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10회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특수한 상황으로 규정하며 "정부 부처의 추가 이동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지방 이전이 금융기관까지 확대 적용되는 시나리오는 힘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선거철만 되면 금융기관 지방 이전을 표심을 겨냥한 카드로 꺼내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금융산업은 그 특성상 시장과 규제당국, 전문 인력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구조 위에서 장기 전략과 정교한 시스템을 통해 운영됩니다. 이런 고려 없이 선거라는 단기 이벤트에 따라 이전 논의가 좌우되는 것은 결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부동산·수도권 쏠림을 완화하고, 첨단·벤처·지역경제로 자금을 투입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민성장펀드 조성, 금융회사 자본규제 합리화, 자본시장 고도화 등을 통해 생산적 자금 공급을 활성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에 구축된 네트워크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무조건적인 지방 이전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단순한 물리적 이동만으로는 기업 유치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고, 오히려 기존 인력 이탈과 조직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전 기관이 지역 산업과 연계되지 못할 경우 '섬처럼 고립된 기관'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결국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기대했던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역 균형발전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물리적 이동으로 지역이 살아난다는 시각은 다소 근시안적입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부처나 기관이 이전해야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 크니 지방으로 가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접근은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금융기관 지방 이전은 상징적인 조치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 산업 구조 전반을 고려한 장기 전략이어야 합니다. 선거는 짧지만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한 번 흔들리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금융기관 지방 이전이 더 이상 선거용 카드로 소비돼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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