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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에너지시설 공격 말라”…이스라엘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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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3. 20. 09:31

이스라엘·이란 보복 공습 확산에 LNG·유가 급등
"전쟁 새 단계 진입"…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글로벌 확산
IRAN-CRISIS/ENERGY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19일(현지시간)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상승한 휘발유 가격이 주유소에 표시돼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고 이스라엘에 직접 요청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보복 공습이 격화하며 전쟁 양상이 '에너지 인프라 타격'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에너지 시설 공격을 반복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이 카타르 라스 라판 산업도시를 타격한 직후 나왔다. 라스 라판은 전 세계 LNG 물량의 약 20%를 처리하는 핵심 수출 거점으로, 이번 공격으로 일부 시설이 손상되며 복구에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카타르 에너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피해로 LNG 수출 능력의 약 6분의 1이 차질을 빚었고, 연간 약 200억 달러 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이 앞서 이란 남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 성격으로 분석된다. 사우스 파르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전 중 하나로, 이스라엘의 공격이 에너지 전선을 본격적으로 건드린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주요 수출항도 공격을 받았다. 해당 항구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원유 수출을 우회하기 위한 핵심 경로로 활용돼 왔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이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시설까지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연쇄 타격은 미·이스라엘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역내 핵심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낸 동시에, 걸프 지역 방공망이 완전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정치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 상승이 핵심 지지층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동맹국들의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관련국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일본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해협의 안전한 통항 보장을 위한 노력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즉각적인 군사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적대 행위가 종료된 이후에야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사적 대응과 관련해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중동에 수천 명 규모의 추가 병력 파병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을 어디에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 개입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이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공습이 이스라엘 단독 작전이었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자제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약 20일간 이어진 공습으로 이란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우라늄 농축 및 탄도미사일 생산 능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권 교체는 공중전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지상 작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동시에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추가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스라엘군은 양측이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군은 국영 매체를 통해 이번 사태가 "전쟁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선언했다. 군 대변인은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다시 공격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의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이 3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오일 쇼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공급 충격은 전 세계 경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직접 겨냥하는 '고강도 경제전' 성격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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