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체계 강화 필요…실질적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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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최근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사고와 관련해 23일 대덕구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국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확인하고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다.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처법은 제정 전부터 실효성과 명료성 등의 논란이 일었다. 경영책임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과 사고 발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중처법 시행 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 중대재해 사고백서'에 따르면 중처법 위반으로 1심 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71건(2025년 9월말 기준)으로, 이 중 유죄 판결을 받은 66건이었다. 하지만 66건 중 55건(83.3%)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화성 아리셀 공장 참사로 아리셀 대표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여겨질 정도다.
이는 중처법 자체가 현장을 바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처법의 제정 취지는 처벌이 아니라 예방에 있는데, 산업현장의 안전시스템이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실질적 안전보다는 '서류상 완결성'에만 목을 매고 있고, 공기(工期) 압박에 시달리는 하도급 구조는 하청업체 작업자들의 안전을 외면할 수 밖에 없게 한다.
전문가들은 전반적 안전관리 체계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중처법으로 사업주들이 경각심을 갖는 효과는 있었지만,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체계를 만드는 데 그치며 허점이 생기고 있다"며 "전반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위험성 평가도 강화하고 근로감독에 지방자치단체도 포함시키는 등 참여 폭도 확대해 안전관리 체계가 실질적 작동이 가능한 방향으로 옮겨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익찬 변호사는 "중처법 위반 수사는 전반적으로 지연되는 경향이 있고, 수사 자체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결국 사업주가 안전에 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중처법이 사고 예방의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