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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RIA 출시 첫날인 지난 23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 8개 대형 증권사에서 개설된 계좌는 총 8994개로 집계됐다. 세제 혜택의 법적 근거가 국회에서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적지 않은 계좌가 몰리면서 증권사들의 초기 고객 확보전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그 자금을 국내 주식 등에 재투자하면 매도 시점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계좌다. 통상 해외주식 매매차익에는 250만원 기본공제 후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만, RIA를 활용하면 매도 시점에 따라 절세가 가능하다. 올해 5월까지 매도하면 100%, 7월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의 공제 혜택이 적용되며 전 증권사 합산 납입 한도는 5000만원이다.
유입 자금을 1년 이상 국내 투자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증권사들에겐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번 유입된 고객 자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RIA는 증권사별 차별화가 쉽지 않은 계좌다. 예금처럼 회사마다 금리를 다르게 책정할 수 있는 상품도 아니고 별도의 운용 구조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금융상품도 아니다. 계좌의 기본 틀과 세제 혜택이 사실상 비슷해 각 사가 내세울 수 있는 요소는 거래 수수료와 환전 우대, 사은 혜택 정도로 좁혀진다. 결국 더 좋은 상품을 내놓느냐보다 누가 먼저 고객을 확보해 자사 플랫폼 안에 머물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RIA 계좌에 입고된 해외주식을 매도한 고객에게 우대수수료와 원화 자동환전 수수료 90%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선착순 1만명에게 개설 지원금 1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증권도 국내주식 매매수수료 우대와 환율 우대 100% 혜택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섰다. 구조가 비슷한 계좌인 만큼 수수료와 환전, 현금성 혜택이 초기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RIA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커진 서학개미 자금이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2022년 442억달러에서 2023년 680억달러로 늘었고, 2024년 1121억달러, 2025년 1636억달러로 급증했다. 미국 증시로 이동한 개인 자금 규모가 빠르게 커진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RIA를 통해 이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일부 되돌릴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은 물론 국내주식, ETF, 자산관리 서비스로 이어지는 리테일 기반까지 넓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은 자금 유출입이 빠른 반면 RIA 계좌는 최소 1년 이상 자금을 묶어둘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장기 리테일 자금 확보 수단으로 볼 수 있다"며 "상품 구조가 비슷한 만큼 결국 초기 고객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수수료와 환전 혜택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