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국내 대표 클래식 음악 축제가 잇따라 막을 올린다. 이달 말 통영국제음악제를 시작으로 4월 교향악축제, 이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까지 주요 음악 행사가 연달아 열리며 전국이 '클래식의 계절'로 접어든다. 대형 오케스트라부터 실내악까지 서로 다른 형식의 무대가 이어지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기다.
가장 먼저 막을 여는 통영국제음악제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을 중심으로 열린다. 올해 주제는 '깊이를 마주하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음악이 전달하는 감정과 사유의 층위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총 26회 공식 공연 가운데는 실내악, 오케스트라, 독주회가 고루 배치돼 있으며, 특히 현대음악 레퍼토리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주 작곡가로 참여하는 조지 벤저민의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연주되며, 국내 초연 곡도 포함돼 음악적 실험성을 더한다.
연주진 역시 화려하다. 상주 연주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는 독주회와 실내악 무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해석을 선보이고, 카운터테너 야쿠프 유제프 오를린스키는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로 색다른 무대를 꾸민다. 여기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은 개막 전부터 매진을 기록하며 대중적 관심을 입증했다. 공연장 밖에서는 통영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프린지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확장한다..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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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참여하는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예술의전당
4월에는 서울에서 대규모 오케스트라 중심의 무대가 이어진다.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교향악축제는 4월 1일부터 23일까지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89년 시작해 올해로 38회를 맞는 이 축제는 국내 교향악단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표 행사다. 전국 19개 국공립 교향악단이 참여해 총 20회 공연을 선보이며, 각 악단의 고유한 음색과 해석을 비교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얍 판 츠베덴, 로베르토 아바도 등 세계 무대에서 활동해 온 지휘자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브람스 등 정통 교향곡부터 20세기 작품과 동시대 창작곡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특히 스위스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은 국제 교류의 상징적 무대로 꼽힌다.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한 온라인 생중계와 야외 상영은 관객 저변을 넓히는 시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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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함께 하는 첼리스트 문태국.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4월 하순부터는 실내악 중심의 섬세한 무대가 이어진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예술감독을 맡아 국내외 음악가 80여 명이 참여하며 총 13회 공연을 선보인다. 이 축제는 대편성 음악과 달리 연주자 간 긴밀한 호흡과 해석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기념해 '모차르트와 영재들'을 주제로 내세웠다. 모차르트의 주요 실내악 작품을 중심에 두면서,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였던 작곡가들의 초기 작품과 영향을 받은 음악들을 함께 배치해 '천재성'이라는 개념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생상스와 드뷔시 등 프랑스 작곡가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은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과도 맞물린다.
출연진 면면도 화려하다.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김다미,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문지영,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 국내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여기에 클라리네티스트 로망 귀요, 오보이스트 올리비에 두아즈 등 해외 연주자들도 함께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