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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이렇게 평화로운 주총은 처음”…포스코, 달라진 노사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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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03. 25. 17:41

노란봉투법 시행에 '일단 휴전'
정규직 전환 해법 나올까
장인화 회장 "확실한 결정 내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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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지회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소속 조합원 약 200명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김유라 기자
"수년째 주총을 진행해왔지만 이렇게 평화로운 행사는 처음입니다."

전날(24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입 모아 말했습니다. 포스코지회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소속 조합원 약 200여명이 아침 일찍부터 건물 주변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긴 했지만, 한 조합원이 카메라를 든 기자에게 '사진 잘 찍으시라'는 덕담을 건낼 만큼 분위기는 차분했습니다.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이전 행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총장 진입을 시도하는 노조를 사측이 저지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고, 결국 출입구가 봉쇄되는 사태까지 이어졌죠. 그러나 '문전박대'가 일상이던 노조도 이날만큼은 대표자가 별다른 마찰 없이 주총장에 입장했습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주총 도중 노조 대표를 향해 "새벽부터 찾아와준 열정에 감사하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긴장하며 현장을 찾은 기자들도, 비상상황에 대비해 삼엄하게 출입구를 지키던 경비원들도 조금은 힘이 빠질 정도였습니다.

지난 10년간 포스코그룹의 철강 계열사 포스코와 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는데요. 분위기가 1년 만에 확 달라진 배경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자리합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교섭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특히 포스코는 지난 10일 법안이 시행되자마자 협력사 조합원 4000여명으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으면서 '노란봉투법 1호 기업'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그룹이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노사 갈등을 확대하기보다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이은 산재 등으로 정부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충돌은 큰 부담이라는 분석입니다.

핵심 쟁점인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장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노사 모두에게 부담인 만큼, 확실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해 한 발짝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선은 협상 테이블로 향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측은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해 "추후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범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 교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보여준 화해 분위기가 교섭 현장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반짝 평화'에 그치지 않고 노사 관계 해빙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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