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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70주년과 팔순 생일을 동시에 맞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말이다. 그는 이어 "연주자에게 은퇴는 의미가 없다"며 "연주하고 싶은 곡이 아직 너무 많은데 다 못 하고 있다. 일생이 너무 짧다"고 했다.
백건우는 지난 26일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3·14·18·20번을 담은 신보 '슈베르트'를 발매했다. 2024년부터 2년에 걸쳐 완성한 모차르트 3부작에 이은 새 도전이다. 다음 달 3일 부산시민회관을 시작으로 전국 13개 도시, 총 14회의 리사이틀 투어도 펼친다. 마지막 무대는 5월 10일, 자신의 여든 번째 생일에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른다.
예술의전당 공연 프로그램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20번, 그리고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 Op.10으로 구성된다. 젊은 슈베르트의 청아한 서정으로 문을 열고, 스물한 살 브람스가 고독과 사색으로 빚은 발라드를 거쳐, 슈베르트 말년의 거대한 내면 풍경으로 마무리되는 여정이다. '낭만주의의 두 얼굴'을 한 무대에서 펼쳐 보이는 구성이기도 하다.
그가 슈베르트를 선택한 것은 단순한 레퍼토리의 변화가 아니다. 그에게 슈베르트는 화려한 기교의 음악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내면"이다. 빛과 어둠, 삶과 고독이 한 소절 안에 공존하는 음악. 그리고 바로 그 점이 70년을 연주해온 피아니스트의 현재 감각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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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칭에 대해서도 소감을 밝혔다. "꼭 저만 구도자인 건 아니에요. 자기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는 분이면 누구나 구도자죠.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걷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팔순을 앞두고도 그의 관심은 이미 '다음'을 향해 있다. "프랑스, 동유럽, 스페인, 영국… 아직 시작도 못 한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아요. 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시도하고 싶습니다."
후배 연주자들을 향한 조언도 빠트리지 않았다. "한국 연주자들이 더 다양한 레퍼토리에 도전했으면 해요. 특히 현대 작품도 많이 연주해줬으면 합니다. 현대곡을 알리는 역할도 중요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