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전장이 아닌 전후 질서에 달려"
트럼프식 압박속 '이란 우세론'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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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황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최근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과 미군 피해를 근거로 "이란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는 전술적 장면을 전략적 승패로 오독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군사 전략가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이번 전쟁의 본질은 전장 성과가 아니라 전후 질서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는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중동 질서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재편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이를 위협할 능력을 유지한 채 전쟁이 끝나면 미국의 전략은 실패"라고 분석했다.
주 소장은 전쟁·전역·전투·교전을 구분하지 못한 채 일부 교전 결과로 전체 승패를 판단하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비대칭 전쟁에서는 약자가 일정 피해를 입히는 것만으로도 '이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발생하지만, 승패는 피해가 아니라 전쟁의 방향과 종결 조건을 누가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란은 한 달간 미사일과 드론으로 미군 기지와 걸프 지역을 타격하며 전술적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장의 단면일 뿐이다. 미국은 공중·해상에서 우위를 유지하며 작전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상군 없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전쟁 목표를 이란 군사 능력 약화로 제시했다.
이런 맥락에서 제82공수 투입은 전쟁 확대 신호이자 협상 압박 카드다. 즉응전력 투입 자체가 '군사행동 의지'를 의미하며, 전면전이 아닌 제한적 타격과 거점 확보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무기 소모를 들어 소모전을 우려하지만, 핵심은 구조 변화다. 미국은 이란의 생산기지와 해군 전력 등 군사 인프라를 타격하고 있다. 중동 작전을 지휘하는 브래드 쿠퍼 제독도 "이란의 군사 기반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주 소장은 현재 상황을 "이란은 전장을 흔들고 있지만, 판은 아직 미국이 짜고 있다"고 정리했다. 전술적으로 이란은 버티고 있지만, 전략적으로 미국이 패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독일 등 유럽 내부에서 전쟁 목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군사적 우위를 정치적 성과로 연결하지 못할 경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전쟁 직전 상태를 유지해 협상을 강요하는 것이다. 주 소장은 "이란은 버티고 있지만 이기고 있지는 않고, 미국은 비용을 치르고 있지만 지고 있지도 않다"며 "승패는 누가 전후 질서를 설계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