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중점’ 정책홍보에…“환자 공포조성 우려”
의학계 “치료중단 이어질 수도…의학적 고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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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에 맞춰 이달 2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2개월 간 음주단속과 병행해 약물 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경찰청은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에 맞춰 향후 2개월간 대대적인 약물 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개정법에 따라 약물 운전 처벌 기준은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측정 거부 시 처벌도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경찰은 음주 등이 많은 유흥가 뿐만 아니라 약물 운전 단속을 위해 대형 병원 인근에서도 단속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약물 운전 혐의가 있는 차를 발견하면 정지시켜 운전 행태 등 운전자 상태를 확인하고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운전자를 하차시켜 검사를 진행한다. 1단계로는 직선 보행과 회전, 한 발 서기 등 운전자의 운전 능력 여부를 확인하고, 2단계로 약물 복용 여부 확인을 위한 간이시약 검사, 소변·혈액 검사를 운전자에게 요청할 수 있다.
◇ '사고 예방' 목적이지만 "공포로 인한 치료중단시 더 큰 위험"
그러나 신체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1차 검사 방식과 병원 앞 단속 예고는 정당하게 처방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조차 '예비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약물의 영향으로 운전이 어려운 상태를 예방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약물 복용 사실만으로 운전 부적합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환자의 연령, 복용 기간, 용량, 병용 약물에 따라 운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하고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처벌한다'는 등의 홍보는 환자들에게 공포를 조성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의 경우 약물 치료 중단으로 인한 증상 악화가 오히려 실제 운전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김동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약물 운전에 대해 자칫 음주운전과 유사하게 생각하고 기준을 만들거나 적발할 수 있는데, 음주운전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며 "약물 운전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경고성 홍보가 환자가 움츠러들고 필요한 치료를 중단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약사회가 분류한 390여 종류의 '운전주의 약물리스트'는 과학적 근거와 법적 구속력이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를 절대적 기준으로 오인할 소지가 크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김 회장은 지적했다.
김 회장은 "치료 중인 환자는 보호받아야 하는 이들로, 불법 약물은 당연히 처벌해야 하지만 치료 목적의 용량 안에서 복용했을 때는 '약물 운전'이라는 굴레를 씌우기보다는 보호해야 한다"며 "이런 규제 시행과 홍보에 있어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 혹시 경미한 사고가 나더라도, 그것이 약물의 영향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약물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해서 처벌을 받게 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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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이번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과 단속, 정책 홍보의 목적이 처벌 강화가 아닌 사고 예방에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했다고 무조건 처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약물을 복용했다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전했다면 문제가 없다"면서 "졸음운전과 마찬가지로 규범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핵심은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약물을 복용했는데 몸 상태가 안 좋을 경우 스스로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도록 유도하려는 법"이라며 "사고로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치료 목적의 약물이라는 것이 마냥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고,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내과, 약리학 등 관련 전문가 단체들과 충분한 사전 논의를 거친 후 의학적 고려가 수반된 정교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학전문가 단체들과 협의하는 과정이 없었고, 의사회가 질의서를 보냈는데 아직 답변도 없어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가는지 알 수가 없다"며 "함께 상의해서 좋은 정책 효과를 얻고, 처벌 강화로 인한 문제와 부작용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번 법 시행은 도로 위 안전이 아닌 '치료 기피'라는 또 다른 사회적 부작용만 낳을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