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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에 ‘허리급’ 대거 파견하는 ‘친절한’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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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4. 01. 18:06

감사원, 18개 기관에 5급 18명 파견
"행정 현장 고충 직접 경험하라"
피감기관 '밀착' 시 감사 독립성 우려 공존
'객관적 판단' 흐리게 할 것이라는 지적도
감사원 "파견기관 감사 못하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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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김호철 원장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인권 친화적 감사'를 강조하고 강압적 감사 꼬리표를 떼어내고자 피감기관에 대한 대규모 파견 인사를 최초로 단행했다. 하지만 감사 실무의 중추인 '허리급' 숙련 인력이 대거 차출되면서, 현장에서는 전문성 공백에 따른 감사 품질 저하 우려와 감사원 고유의 '독립성'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1일 "감사원 직원이 행정 현장의 고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감사대상기관에서 근무 후 복귀하는 계획인사교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파견은 '실무 핵심'인 5급 위주로 모두 18명이 선발됐으며, 이들은 국방부를 포함한 18개 기관에서 8월 31일까지 5개월간 근무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행정 현장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부족해 '비현실적인 지적'과 '고압적 감사' 등이 이뤄졌다는 불만과 비판에 따라 이번 교류를 결정했다. 특히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취임한 정상우 사무총장도 감사원의 신뢰 회복을 위한 '역지사지'의 자세를 강조한 만큼 피감기관 직원의 어려움과 근무 환경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문성 공백에 따른 감사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독립성이 생명인 감사원이 피감기관의 보조를 맞추는 식의 인사 교류가 오히려 감사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심판'이 '선수'로 파견을 나갔다가 다시 경기를 판정하러 들어오는 상황에서 판정의 공정성에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이 보장되는 걸로 명시돼 있으나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독립성과 중립성, 공정성에 한계를 갖고 있다"며 "그런 배경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파견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감사원의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저해시키고 피감기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파견 직원의 업무는 부서 내 타 직원들과 교류 기관에서 파견 오는 직원 등이 분담할 계획이며, 파견 인력 규모(18명)가 5급 이하 실무 직원 현원(647명) 대비 2.8% 수준에 불과해 업무 공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 발생 예방 차원에서 교류 중에는 물의 야기 시 즉시 복귀·감찰 조사, 교류 후에는 교류 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사 참여 일정 기간 금지 등의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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