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3.1% 못채워 부담금 최대 수백억
장애인 직무 발굴·교육 등 확대 목소리
금융당국, 모범사례 제시하며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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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추진하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또 금융권의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인 포용금융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월 평균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인 민간 기업의 경우 장애인 의무 고용률 3.1%를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 생·손보사 등 주요 금융사 대부분이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돈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0%대 장애인 고용률을 나타내는 곳도 여러 곳이었다. 최근 금융감독 수장이 금융권에 장애인 고용 확대를 강조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업권별로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씩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내는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이 돈을 장애인 대상 직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인재 양성에 활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업권별 장애인 고용률 및 장애인고용 부담금 현황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중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장애인 의무 고용률 3.1%를 충족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장애인 고용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법적 기준에는 한참 못미치는 상황이다.
업권별 장애인 평균 고용률을 보면 6대 증권사(미래·한투·NH·삼성·KB·메리츠증권)가 2024년 2.66%의 고용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5대 손보사(1.842%)와 5대 생보사(1.634%), 5대 은행(1.34%) 순이었다. 증권사와 생보사 중에선 3%가 넘는 장애인 고용률을 기록한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1%대에 머물고 있었다. 특히 일부 보험사 중에선 0%대를 기록한 곳도 있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 특성상 일부 직무에서 채용 여건에 제약이 있는 어려움이 있다"며 "단기적 수치보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 개선해 나가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3%대 장애인 고용률을 이어가고 있는 생명보험사도 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여성과 장애인, 청년 등에 초점을 맞춰 ESG경영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매년 법적 기준치를 웃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금융사는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고 돈으로 의무를 대신하고 있었다. 5대 은행은 매년 200억원가량을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지불하고 있었고, 다른 업권도 수십억원씩 내고 있었다.
금융권이 장애인 고용에 대해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남인순 의원은 "금융권이 ESG 경영과 포용금융을 내세우면서도,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는 법적 의무 고용률 기준에 못 미치는 실정"이라며 "의무 고용률(3.1%)에 한참 못 미치는 1%조차 채우지 못하고, 고용부담금으로 책임을 대신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도 금융권에 장애인 고용 확대를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증권사 CEO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장애인 고용 모범사례로 IBK기업은행 사례를 공유하며 장애인 고용을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면 업무가 많은 금융업종 특성상 장애인 채용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디지털금융 등으로 근무 환경이 많이 달라진 만큼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직무 발굴과 교육 확대 등을 적극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