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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처럼 보고 듣고 의심하라” 다원예술 ‘탐정의 시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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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4. 01. 08:39

국립현대미술관, 앙상블 모데른·료지 이케다 공연으로 포문
AI 시대 '관찰의 태도' 묻는 2년 프로젝트
1. 료지 이케다 Photo by Maarten Nauw_
전자음악 작곡가 료지 이케다의 '현악기를 위한 음악'을 연주하는 현대음악 공연단체 앙상블 모데른. /국립현대미술관
세계 최고 권위의 현대음악 단체, 독일의 '앙상블 모데른'이 뿜어내는 풍성하고 정교한 선율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가득 채웠다. 일본 출신 전자음악가 료지 이케다의 '현악기를 위한 음악'으로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린 이들의 연주는, 인공지능 시대를 마주한 인간의 인식을 '탐정'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낼 여정의 강렬한 예고편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4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다원예술 2026 '탐정의 시간'을 개최한다. 2018년 시작된 MMCA 다원예술은 장르 간 경계를 허물며 동시대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해온 대표 융복합 프로그램이다. 올해와 내년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 고유의 인식 방식과 태도를 '탐정'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올해는 '신체적 관찰과 추적'을 주제로, 내년에는 '지연된 이탈과 느린 탈주'를 주제로 이어진다. 세부 프로그램은 월별로 순차 공개되며, 공연·퍼포먼스·전시·워크숍 등 다양한 형식으로 관객과 만난다.

4월 료지 이케다와 앙상블 모데른의 협업한 작업을 아시아 초연하는 개막 공연에 이어 5월에는 어린이가 성인에게 이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참여형 퍼포먼스 '아이들의 헤어컷'이 진행된다. 캐나다 단체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와 헤어 브랜드 차홍이 협업해, 전문 교육을 받은 8~12세 어린이들이 미술관 마당에서 무료 이발을 진행하는 이 작업은 기존의 권력 관계를 전복하는 실험적 시도로 주목된다.

2.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 Photo by John Lauener_
캐나다 단체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의 '아이들의 헤어컷'. /국립현대미술관
7월에는 바르셀로나 기반 연극 듀오 '엘 콘데 데 토레필'의 무대가 펼쳐지고, 9월에는 네덜란드·한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 서울'이 열린다. 이 중 네덜란드 작가들은 광주비엔날레 네덜란드 파빌리온과 연계해 서울에서 선보인 작업을 설치와 워크숍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10월과 12월에는 소리와 신체, 텍스트와 인칭의 변화를 탐구하는 작품들이 이어지고, 11월에는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의 첫 장편 영화 '미행'이 상영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탐정의 시간'은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을 포착해 담론으로 풀어내는 자리"라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관찰자의 시선과 스스로 탐구하는 자세"라며 "미술관이 하나의 프로덕션 하우스로서 국제 협업을 확장하고, 지역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성과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7. 크리스토퍼 놀란 Film still
크리스토퍼 놀런의 첫 장편 영화 '미행'의 한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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