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또 다른 증오를 낳는다, 대화의 장 복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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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7대 종단의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7일 '전쟁의 포화를 멈추고, 생명과 평화의 길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호소문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 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천도교 박남수 전 교령, 유교 김영근 전 성균관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전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종교계 최고위를 지낸 지도자 가운데 원로급인 이들이 나선 것은 중동 전쟁 사태가 단순 일시적인 지역 분쟁을 넘어 전 세계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우선 "모든 생명은 하늘이 부여한 고귀한 존엄성을 지니고 있으며,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숭고한 가치는 생명"이라며 "생명을 앗아가는 모든 형태의 전쟁과 폭력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원칙을 밝혔다. 그러면서 "총칼은 결코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없으며, 폭력은 또 다른 증오를 낳는다"며 "전쟁 당사자들은 살상을 멈추고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로회의는 또한 "평화는 소수의 지도자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깨어 있는 세계 시민들의 연대만이 전쟁의 광기를 막을 수 있다"며 "무관심의 늪에서 벗어나, 고통받는 이웃의 아픔을 우리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이자"고 호소했다. 이어 "생명은 단 하나 뿐이며 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인류가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대를 끝내고 공존과 상생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쟁 반대와 평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종교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앞서 조계종을 대표해서 사회적 목소리를 내온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종각 사거리를 거쳐 KT광화문빌딩까지 오체투지(이마와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신체 다섯 부위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를 하며 전쟁 종식과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를 외쳤다.
조계종 사노위 위원장 지몽스님은 오체투지 출발에 앞서 "전쟁을 일으키고 살생을 지시하는 것은 무거운 업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당장 폭격을 멈추고 이란 역시 보복의 맞대응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라는 것은 불을 뿜는 용의 아가리에 들어가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무모한 요구를 거절하라"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사노위의 오체투지가 있은 다음날인 18일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전쟁 및 파병 반대를 요구하는 공동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 참여연대 백미순 공동대표, 한국YMCA전국연맹 김경민 사무총장 등의 공동 제안으로 성사된 공동시국선언에는 가톨릭 농민회, 예수회 사회정의생태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PCK),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참여연대, 정의당 등 660개의 종교단체·시민단체·정당과 1715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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