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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2주 ‘쌍방 휴전’ 전격 선언…호르무즈 조건부 개방에 중동전쟁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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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08. 11:06

트럼프, 시한 90분 발표·파키스탄 중재 주효…"2주 공습 중단" 극적 타결
이란 "역사적 승리"...우라늄 농축권·제재 해제·전쟁 배상 요구
유가 급락·증시 급등…"핵·배상·호르무즈 통제 놓고 협상 험로"
USA TRUMP IRA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문명 전체가 오늘 밤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하며 설정한 최후통첩 시한 종료 불과 90분 전, 이란에 대한 2주간 공격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개전 39일 만인 7일(현지시간) 사실상의 '쌍방 휴전(double sided CEASEFIRE)'이 성립됐다.

◇ 트럼프, '이란 문명 소멸' 시한 90분 전 발표…"2주 공습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설정한 최후통첩 시한이 만료되기 약 90분 전인 오후 6시 32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이란에 대한 2주간 공격 중단을 선언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만 해도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문명 전체가 오늘 밤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야전군 원수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그들이 오늘 밤 이란에 보내는 파괴적인 공격력을 잠시 멈춰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COMPLETE, IMMEDIATE, and SAFE OPENING)'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2주간 이란에 대한 공습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쌍방 휴전"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단 이유로 "우리는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과의 장기 평화에 관한 확정적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란으로부터 10개항 제안을 받았으며 이는 협상의 실행 가능한 토대"라며 "과거 쟁점의 거의 모든 사항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합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주의 기간이 합의를 최종 마무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공세적 작전을 중단했다"며, 미국이 39일간의 전쟁 기간 1만3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만든 위기에서 빠져나올 '오프램프(Off-ramp·출구)'를 찾기 위해 파키스탄 제안을 활용한, 혼돈스럽고 고압적인 협상 방식의 전형적 사례"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자신의 위협으로부터의 극적인 후퇴"라고 평가했다.

IRAN-CRISIS/DIPLOMACY-PAKISTAN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오른쪽)가 2025년 10월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세계 정상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 1단계의 공식 서명식이 끝난 후 연설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라보고 있다./로이터·연합
◇ 샤리프 "즉각 휴전" 공표…파키스탄·중국 막판 중재 주효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SNS 엑스(X)를 통해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양측 대표단을 오는 10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초청해 "모든 분쟁을 최종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 합의를 위해 추가 협상을 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샤리프 총리는 협상 시한 마감 약 5시간 전 엑스에 "외교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한을 2주간 연장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착실하고 강력하며 힘차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샤리프 총리 제안 직후 "대통령이 이 제안을 인지했으며 답변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제안에 대한 견해를 묻자 "지금 치열하게 협상 중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샤리프 총리에 대해 "그는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파키스탄의 중재와 함께 이란의 핵심 동맹국 중국의 막판 개입이 이란의 수용을 이끌어냈다고 3명의 이란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Situation in Beirut
한 레바논 시민이 7일(현지시간) 앙카르 코치네바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끝난 후 길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있다./타스·연합
◇ 이스라엘도 2주 휴전 동참…레바논 헤즈볼라 전선까지 확대 적용

2명의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도 2주 휴전에 동의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뉴스 사이트 이넷(Ynet)은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과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에도 적용되며 양측이 무기를 내려놓게 된다고 전했다.

◇ 이란 "역사적 승리" 자평…하메네이 승인·아라그치 외무장관 조건부 공격 중단 선언

이란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성명을 통해 "이란이 범죄적 미국이 자국의 10개항 계획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가 보도했다. NYT는 이란 관리 3명을 인용해 "이란이 2주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인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를 통해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우리의 강력한 군대는 방어 작전을 종료할 것"이라며 "2주 동안 이란 군과의 조정 및 기술적 제한을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이란은 완전한 불신 속에서 미국과 협상에 임할 것"이며 "협상이 전쟁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IRAN-TEHRAN-STUDENT VICTIMS-MOURNING
2월 28일(현지시간)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호르무즈간주 미나브의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7일 테헤란에서 진행된 행사에 교과서들이 놓여 있다./신화·연합
◇ 이란 10개항 공개…우라늄 농축권·제재 해제·전쟁 배상금 요구 망라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제출한 10개항 제안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지속 통제 △ 우라늄 농축권 수용 △ 모든 1·2차 제재 전면 해제 △ 중동 내 미군 전투 병력 전면 철수 △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 △ 해외 동결 이란 자산 반환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종료 및 합의의 국제법적 구속력 부여 등이 포함됐다고 프레스TV 등이 보도했다.

NYT는 아라그치 장관이 '이란 군의 통제 유지'를 조건으로 달았다며, 이는 이란이 해협 통행 속도와 조건에 대한 근본적 통제권을 유지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란 측이 우라늄 농축권을 10개항에 명시했으나, 이스파한 지역에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 약 970파운드(약 440㎏)의 처리 방안은 미결로 남았다고 NYT가 지적했다.

◇ 48시간→5일→10일→하루→2주…네 차례 번복 끝 '마지막 90분' 극적 타결

이번 합의까지의 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시한 연장으로 점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후 닷새 유예·10일 추가 유예를 잇달아 발표했으며 이달 5일에는 하루 추가 연장을 단행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열된 위협과 연장 발표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오갔다(repeatedly oscillated)"고 평가하며 이번 7일 시한도 '최종'으로 제시됐으나 과거 유사한 표현 뒤 번복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시한이었던 이날 오후 8시를 불과 90분 앞두고 나온 트루스소셜 게시물은, 정각을 넘기면 이란의 발전소·교량 등 핵심 인프라를 전면 타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수위 압박이 현실화되기 직전에 이뤄진 것이다. 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위협과 수사에서 탈출할 마지막 출구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Japan Financial Markets
2일 일본 도쿄(東京)의 한 증권사 모니터에 닛케이(日經)225 지수가 표시돼 있다./AP·연합
◇ 유가 19% 급락·증시 2% 급등…금값 4850달러 돌파

휴전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대 19% 급락해 배럴당 94.43달러를 기록했고,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도 5%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유가 낙폭이 약 6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 발발 이후 브렌트유가 여전히 28.73%, WTI가 43.27%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선물과 나스닥 종합지수 선물은 모두 2% 이상 올랐고,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집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벤치마크는 1.8% 상승했다. 달러화 지수는 0.7% 하락했지만, 금 현물은 3.1% 올라 온스(oz)당 4850달러를 돌파했다. 은은 5.4% 급등했으며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bp(베이시스포인트) 하락한 4.26%를 기록했다.

◇ "며칠 숨 돌릴 뿐"…핵·배상·미군 철수 놓고 협상 험로

에너지·산업재 전문 헤지펀드 갈로 파트너스의 마이클 알파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T에 "시장은 적어도 며칠간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양측 제안에는 서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항(non-starters)이 많아 확전 위협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호주 외환·파생상품 브로커 페퍼스톤의 아흐마드 아시리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금값의 4800달러 돌파는 리스크 재산정을 반영하는 것이지 완전한 체제 전환은 아니다"라며 "현재 휴전은 조건부이자 불안정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호주 커먼웰스뱅크(CBA)의 캐롤 콩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결정적으로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계획이 없다"며 "미국은 결국 전쟁 종식을 위해 추가 압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달러화가 단기 약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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