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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항공-아시아나 성공적 기업결합 완수 위한 선결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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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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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
30여년 간 우리나라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의 양대 산맥을 이루어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2020년 산업은행 주도로 시작되었다.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자본 투입을 통해 인수 기반이 마련되었고, 이후 양사는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주요 논점은 국제노선에서의 슬롯(slot) 및 운수권의 일부 반납, 특정 노선의 제3항공사 이전을 통한 신규 경쟁자 진입 보장, 공항 지상조업 및 화물사업 일부 매각 등이 포함되었다. 특히 유럽 및 미주 노선에서는 실질적 경쟁 유지가 요구되었으며, 운임 인상 억제와 소비자 선택권 보호가 기업결합 승인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의 결과로 2026년 12월3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완전한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이는 단순히 한 항공사의 인수·합병의 구조적 개편을 넘어 우리나라 항공산업 전체가 재편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 양 항공사의 기업결합의 성패는 결국 결합 그 자체가 아닌, 통합 이후 어떠한 전략과 실행을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느냐 여부가 중요한 논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시장 경쟁구조의 재설계, 통합 수익경영 체계 구축, 조직·인력 통합(Post-Merger Integration, PMI), 고객경험 혁신, 디지털 전환, 재무 안정성 확보, 그리고 국가 항공산업 차원의 전략적 역할 정립일 것이다.

우선 기업결합 과정에서 이루어진 각국 경쟁당국의 조건 이행은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전략적 기회로 활용되어야 한다. 즉, 슬롯 반납과 운수권 이전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지배력 약화로 해석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네트워크 재편을 통해 허브 중심 구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장거리 노선과 환승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글로벌 항공사와 경쟁 가능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 통합 수익경영 체계의 구축은 통합 항공사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다. 두 항공사의 수요예측 시스템과 운임 구조를 통합하여 네트워크 기반(O&D 중심)의 수요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기회비용 기반의 좌석통제 및 동적 가격결정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NDC(새 유통 채널) 기반의 오퍼 중심 유통 환경을 활용하여 고객별 맞춤형 상품 구성과 부가수익 창출을 확대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수익성 중심의 질적 경쟁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조직·인력 통합, 즉 PMI는 기업결합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다수의 글로벌 M&A 사례에서 보듯이, 실패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PMI 과정에서 발생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조종사, 객실승무원, 정비 인력 등 핵심 운영 인력의 통합이 매우 민감한 이슈로 작용한다. 또한 노조 갈등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양사의 노사 관계 구조와 협상 문화가 상이한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운영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단계적 통합 전략과 직무 중심 인사체계 도입, 그리고 공통된 조직 가치의 재정립을 통해 문화 통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과 브랜드 전략의 재설계도 중요한 과제이다. 통합 이후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일관성과 품질은 기업 이미지와 직결된다. 대한항공의 프리미엄 지향성과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 품질 경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예약·발권, 마일리지, 디지털 접점 등 고객 접점을 통합함으로써 서비스 경험의 연속성과 편의성을 확보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통합 역시 필수적인 요소이다. 항공산업은 실시간 의사결정과 고도의 운영 효율성이 요구되는 산업이므로, 데이터 기반 경영 체계 구축은 경쟁력 확보의 핵심 기반이 된다.

이와 함께 재무 안정성과 구조 개선은 통합 시너지 실현의 전제조건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구조를 개선하고, 통합 이후 자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중복 자산과 비핵심 사업을 재정비해야 한다. 특히 화물사업과 자회사 구조의 재편은 수익성 개선과 직결되는 중요한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본 기업결합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항공산업 관점에서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통합 항공사는 글로벌 메가 캐리어(Mega Carrier)와 경쟁 가능한 규모를 확보함으로써 국제 항공시장에서의 협상력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허브(Hub) 경쟁력을 강화하여 동북아 항공 중심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으며, 기존 항공동맹(Airline Alliance) 구조를 재편하여 스카이팀(Skyteam) 중심의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재탄생'의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2026년의 완전 통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진정한 성공은 규모의 확대를 질적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향후 통합 과정에서 시장 구조 재설계, 수익경영 고도화, 조직·문화 통합, 재무 안정성 확보, 그리고 국가 차원의 전략적 역할 수행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통합 항공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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