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청산 위기 740명 중 584명 조합원 자격 회복
오세훈 시장 '서울형 ‘공공참여 주택사업’ 추진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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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13일 마포구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 현장을 직접 찾았다. 신촌로와 만리재로 사이 역세권에 자리한 이곳은 최대 59m 고도차의 가파른 구릉지에 노후 다세대주택과 반지하 쪽방이 빼곡히 들어선 곳이다. 영화 '기생충'의 배경지로 알려질 만큼 낙후도가 심각해 노후도가 84%에 달한다. 지하철 2·5호선 4개 역과 인접한 역세권임에도 2017년부터 시작된 민간 재개발은 9년 가까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아현1구역 재개발이 이토록 오래 멈춰 있었던 핵심 이유는 복잡한 공유지분 구조다. 1980년대 협동주택 방식으로 건설되면서 지하층 지분이 지상층 각 가구 등기부에 잘게 나눠 등록됐다. 전체 토지 등 소유자 2692명 중 740명, 즉 4분의 1이 넘는 주민이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하고 현금청산 위기에 처한 구조였다.
현금청산 대상자는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시세가 아닌 감정평가액으로 보상받는다.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동의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사업성도 낮아 민간 건설사가 선뜻 나서지 않았다. 구릉지라는 지형적 특성과 소형 평형 공유지분자가 전체의 30%에 달하는 복잡한 권리관계가 맞물리면서 사업은 장기 정체됐다.
서울시와 마포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찾아낸 해법은 분양 가능한 최소 규모 주택(전용 14㎡)을 새로 도입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전용 30㎡ 이상이어야 분양 자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 기준을 낮춰 소형 지분 보유자들도 조합원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이 계획으로 현금청산 대상자가 740명에서 156명으로 대폭 줄었다. 584명이 조합원 자격을 되찾은 것이다. SH가 참여하면서 용적률도 200%에서 300%로 50% 상향됐고 비례율은 87%에서 102%로 높아지면서 사업 동의율이 요건인 67%를 넘겼다. 총 3476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며 오는 5월 구역 지정, 8월 사업시행자 지정을 거쳐 2029년 착공이 목표다.
오 시장은 "주민들이 2017년부터 재개발을 원했지만 공유지분 문제로 한 걸음도 진척이 없었다"며 "SH가 참여하면서 얽힌 실타래가 풀렸고 민간이 풀기 어려운 문제를 공공이 책임 있게 풀어낸 의미 있는 시범 케이스가 됐다"고 평가했다.
시는 아현 1구역에 적용한 'SH 공공참여 주택사업' 신속 추진 계획도 함께 내놨다. 공공재개발 13곳에 우선 적용하며 이주비 융자(최대 3억 원·LTV 40%), 주민준비위원회 운영비 확대(월 800만→1200만 원), 관리처분 타당성 검증 무료화(6개월→1개월)를 시행한다. 정비계획 수립 방식도 서울시·도시계획위원·시행자가 원팀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도입해 기존 3.3년 걸리던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한다.
◇ 공공재개발 13곳 이주비 융자·검증 무료화
공공재개발 외에 모아타운 132곳에 대한 내실화도 추진한다. 현재 공공이 지원하는 곳은 23곳에 불과해 정체가 우려되는 곳을 SH 참여형으로 전환하고, 구역 면적 확대와 임대주택 건립 비율 완화(50%→30%), 공사비 70%까지 융자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LH 중심에서 SH가 가세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분담금 정보 불투명과 주민 소통 부재로 55개 중 21개가 철회되는 등 부작용이 있었던 만큼, 사업성 분석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허가권도 국토교통부·서울시 이원화에서 서울시 일원화로 바꿔 6개월의 공기 단축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SH가 사업성을 높여주고 나면 주민들이 민간 건설사를 찾을 수 있다'는 우려에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공공재개발에서 민간으로 전환된 사례는 제 기억에 거의 없다"며 "이곳 아현1구역처럼 구릉지에 권리관계가 복잡한 곳은 인센티브를 받고도 민간으로 가실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답했다. 또 "만약 중단하게 되면 용적률 증가 혜택 등을 법적으로 모두 회수한다"고 못 박았다.
민간 중심의 정비사업 기조가 '공공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냐는 질문에 최 실장은 "지난해 발표한 2031년 31만호 착공 계획에도 공공재개발이 이미 2만3000호 포함돼 있었다"며 "민간을 중심으로 하되 한 채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용 14㎡ 소형주택에 대한 주거 질 우려에 대해선 "해당 물량은 약 30호 규모의 원룸으로 도심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대단지 아파트 안에 원룸 30호가 들어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정책의 목표는 민간의 속도에 공공의 책임을 더해 어디서나 변화가 체감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활력있는 민간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서울형 3대 공공참여 주택사업'을 더해 공공이 갈등의 중재자이자 사업 촉진자로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메우고 이를 통해 어느 지역도 뒤쳐지지 않고 어느 시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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