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년도 계획서 다년도 투자계획으로 전환…광역은 연계·협력 사업 발굴 역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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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7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배분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22년 도입된 뒤 매년 1조원 규모로 인구감소지역 등의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활력 제고 사업에 투입돼 왔다. 다만 그동안에는 기반시설 조성 중심의 하드웨어 사업에 편중되고, 단년도 예산 집행 구조 탓에 장기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민이 삶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왔다.
개편의 핵심은 평가 기준을 '무엇을 지었는가'에서 '얼마나 사람이 모이고 머무르게 했는가'로 바꾸는 데 있다. 행안부는 앞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일자리, 주거, 돌봄 등 정주 여건 개선 프로그램에 적극 활용하고, 이미 완공된 시설물의 운영 상태와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한 평가 비중도 확대하기로 했다. 단순한 시설 건립보다 실제 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는 사업에 점수를 더 주겠다는 취지다.
기금이 지역 안에서 다시 돌도록 유도하는 장치도 넣었다.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경제활동 주체가 사업에 참여하면 평가에 반영하고,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나 햇빛 소득마을 지원처럼 정부 정책 방향과 맞닿은 사업이 포함된 투자계획에는 가점을 준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기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내 일자리와 소득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지방정부의 사업 설계 방식도 달라진다. 앞으로는 지역 현황 분석과 주민 의견을 토대로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그에 맞는 목표와 과제를 세우는 방식의 투자계획이 강조된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담당 공무원 역량 강화를 위한 간담회와 컨설팅을 상시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 부서와 기금 부서 중심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사업·기금 부서가 함께 중장기 과제를 발굴하는 체계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단년도 투자계획의 한계도 보완한다. 행안부는 기금 사업을 다년도 투자계획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연도별 배분액 대비 집행률이 아니라 사업 계획 대비 집행률로 관리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장기간 추진이 필요한 사업도 중기 계획 아래 안정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 평가 절차 역시 필요할 경우 서면·현장 평가 뒤 발표 대신 질의응답으로 대체해 지방정부의 부담을 줄인다.
배분 구조는 더 강한 성과 차등 방식으로 재편된다. 현행 3~4단계 구분은 유지하되 최저 대비 최고 배분액 비율을 확대하고, 상위 등급 지역과 인센티브 금액을 늘린다. 투자계획의 완성도가 특히 뛰어난 지역은 최고배분액 이상 추가 배분도 가능하고, 현저히 부실한 지역은 최저배분액보다 적게 받을 수 있다. 행안부가 제시한 개편안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의 경우 최고 160억원까지, 최저는 40억원 수준까지 배분 폭이 열리게 된다.
광역지원계정 역할도 확대된다. 기존처럼 광역이 기초 지방정부에 기금을 단순 재배분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앞으로는 지역 간 연계·협력 사업이나 광역 차원의 정주 여건 개선, 기초 지방정부의 역량 강화 지원 등에 쓰도록 유도한다. 광역이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지방소멸 대응 과제를 직접 발굴하고 뒷받침하는 주체가 되는 구조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개편을 통해 지방정부는 지역 문제 해결 중심의 다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하여 기금을 지역 활력 제고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지방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마중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