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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앞 금속노조, 교섭 압박… 현대차 노봉법 부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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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4. 15. 17:46

"정의선 회장, 직접 원청 교섭 나서라"
결의대회 열고 7·8·9월 총파업 예고
협력사만 8500곳… 365일 교섭 우려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이 시작하기도 전에 현대자동차·기아 노조가 양재동 본사 앞에 집결하면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하청노조까지 포함한 원청 대상 교섭 요구가 동시에 분출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연중 내내 교섭에 대응해야 하는 구조가 굳어지며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노사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미래차 전환 등 중장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노조 입장에선 '제살 깎아먹기'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기아지부 등은 15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앞에서 3개 차선을 막고 원청 교섭 요청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원청 교섭에 나올 때까지 7월 15일, 8월 26일, 9월 3일 세 차례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집회에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지역지부 조합원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들 노조가 양재동 본사로 집결한 이유는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 영향 때문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전체 조합원 약 2만명 가운데 80%가 현대차그룹 소속으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만큼 교섭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법 시행 직후 한 달이 지나면서 이 같은 집단 행동이 이어지는 데 대해 "노란봉투법의 후폭풍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다음 달 임단협 상견례를 앞둔 시점에서 본사 앞 결의대회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은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상당한 압박을 떠안게 된 상황이다.

현대차만 해도 '1·2·3차' 하청과 일반 구매 협력사를 포함해 협력사가 8500곳에 달하는 상황에서 최소 두 개 이상의 노조와 각각 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구조다. 사실상 1년 내내 교섭만 하다 경영 활동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교섭 범위의 불확실성이다. 자동차 산업은 납품단가, 생산 일정, 품질 기준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이를 근거로 임금·근로시간 등 개별 근로조건까지 교섭 대상으로 확대할 경우 경영 의사결정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자동차 산업은 공정 연계성이 다른 산업보다 높다. 부분 파업 등이 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부담감이 더 큰 상황이다.

특히 최근 전동화 전환과 자율주행 등 미래차 투자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또 다른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시기에 경영 자원이 노사 교섭에 과도하게 분산될 경우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체질 전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차 노조는 상여금 800% 인상과 주 4.5일제 도입 등이 담긴 임금현상 요구안 마련에 착수하면서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매출 5000억원 이상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이유로는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청과 과도한 요구 증가'(74.7%)와 '법 규정 모호성에 따른 법적 분쟁 증가'(64.4%)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재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노조법 개정안 여파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실질적 지배력이란 개념으로 원청을 직접 타격하는 파업 만능주의에 빠질 경우 글로벌 품질 경쟁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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