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거래소 “가볍게 못 넘긴다”…삼천당제약, 공시 위반 제재 수위 촉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16010005267

글자크기

닫기

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4. 16. 18:03

공시 아닌 경로로 미래 실적 전달…공정공시 위반
거래소, 중대 사안 판단…23일 공시위 판단 주목
clip20260416163134
삼천당제약 건물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삼천당제약 사안을 단순 공시 누락이 아닌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천당제약이 지난 2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관련 매출·이익률 현황과 연간 매출 목표 상회 전망 등을 공시가 아닌 보도자료 형태로 전달하면서 투자자 간 정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에서 공시 위반 사항을 무겁게 보고 있는 만큼, 오는 23일 공시위원회에서 정해질 제재 수위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삼천당제약에 공시불이행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했다. 최종 결정 시한은 오는 23일이다. 거래소는 "해당 사안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시위원회에서 위반의 동기 및 중요성 등을 고려해 심의할 예정"이라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 및 제재 수준은 공시위원회 심의 후 결정할 사항으로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미래 영업실적 전망을 공시가 아닌 다른 경로로 알리는 것은 공정공시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공정공시는 정보 불균형을 막기 위해 특정인이나 일부 투자자에게만 회사의 미래 실적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인데, 삼천당제약 사안은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천당제약의 최근 1년간 불성실 공시 벌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사안이 가볍지 않은 만큼 단순 경고 수준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위반 정도에 따라 벌점과 공시위반제재금이 뒤따른다. 벌점 누계가 15점에 이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 벌점이 없지만, 최초 위반 사안이라도 공시위원회 판단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불성실공시 지정 예고 말고는 추가적으로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공시 위반 제재가 강화되는 흐름도 이번 사안을 주목하게 하는 배경이다.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이나 라이선스 계약 발표는 주가에 곧바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계약 규모와 예상 수익이 부각될수록 투자자 기대감은 빠르게 커지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임상, 허가, 생산, 판매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계약 상대방이나 수익 실현 조건이 불명확할수록 투자자가 부담해야 할 정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10일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TF'를 출범하며 제약·바이오 공시 체계 손질을 공식화했다. 임상시험과 기술이전, 주요 파이프라인 등 전문성과 불확실성이 큰 정보를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 구조와 표현 방식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삼천당제약은 최근 미국 경구용 당뇨·비만 치료제 관련 계약 논란으로 시장 불신을 키웠다. 미국 파트너사와 경구용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 제네릭,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오럴 제네릭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 계약 상대방과 선급금 규모, 허가 가능성, 실제 상업화 일정, 수익 인식 조건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발표 이후 삼천당제약 주가는 기대감에 급등했다가 계약 실체 의혹이 불거지며 급락했다. 지난달 30일 종가 118만4000원에서 이달 10일 50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대주주 지분 매각 계획까지 맞물리며 논란은 더 커졌다. 전인석 대표는 대규모 시간외매매 계획을 공시했다가 주가 급락과 함께 고점 매각 논란이 확산되자 이를 철회했다. 회사 측은 세금 납부 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대형 호재성 계약 발표와 대주주 블록딜 계획이 맞물리면서 정보 비대칭 우려가 증폭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제약·바이오 업종의 공시 관행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상대방과 수익 실현 조건, 기술 권리 구조 같은 핵심 정보가 빠지면 투자자가 리스크를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며 "바이오 기업의 기술 계약은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불확실성이 큰 만큼 계약 규모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