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권유에 송강호 출연 결정…한·미 주연급 배우 총결집
16일 전세계 공개…한국계 배우 할리우드 진출·대표성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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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이성진(44) 감독·쇼러너(총괄 제작자)와 주연 배우 윤여정·장서연·비엠(BM·그룹 카드<KARD> 멤버 )이 무대에 올라 작품 구상과 출연 계기를 밝혔다.
시즌1은 2023년 공개 당시 87개국에서 시청 순위권에 진입하고, 프라임타임 에미상 8관왕·골든글로브 3관왕을 석권했으며, 시즌2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서울을 오가며 헌신·사랑·계급 구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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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감독은 이날 대담에서 시즌1이 '고립(isolation)'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이미 관계를 맺은 두 커플이 헌신(commitment)과 사랑의 다양한 국면을 맞닥뜨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6년에 무언가를 정직하게 쓰려면 계급이라는 변수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며 "자본주의에는 견제와 균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사라진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컨트리클럽에서 Z세대·밀레니얼 커플이 서로 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억만장자와 싸워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그는 지난 1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컨트리클럽은 오늘날 사회의 좋은 메타포"라며 클럽 구성원은 침묵 세대·베이비붐 세대이고, 직원들은 Z세대·밀레니얼·X세대로 나뉘어 "직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회원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FT는 그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파산한 베어스턴스은행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뉴욕으로 출발하기 전날 밤 차량 도난으로 졸업장을 포함한 전 재산을 잃었지만, 한인 교회 지인들의 600달러 모금으로 뉴욕에 입성했다는 개인사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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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감독은 시즌2의 또 다른 축으로 '반(半)한국인 정체성(half-Korean identity)'을 꼽으며 "작가진 중 다수가 반한국인 또는 반아시아계이고, 내 딸도 반한국인"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찰스 멜튼이 연기하는 오스틴 역도 반한국인 캐릭터로 캐스팅의 첫 번째 퍼즐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는 오스카 아이작(조쉬 역)·캐리 멀리건(린지 역)·케일리 스페이니(애슐리 역)가 주연으로 합류해 두 커플 간 갈등을 이끌어간다.
이 감독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개미와 벌(ants and bees)'을 핵심 상징으로 배치했다며 "예술사에는 '보는 이의 몫(beholder share)'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미와 벌에 몇 가지 문맥적 단서를 심어놨지만, 정해진 정답은 없다"며 시청자 각자의 해석에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FT 인터뷰에서 이 감독은 서울 촬영 중 봉준호 감독이 현장에 깜짝 방문해 모니터 앞에서 "정말 이렇게 프레임을 잡을 건가요?"라고 장난스럽게 건넸던 순간을 "꼬집어봐도 믿기 어려운 경험(pinch-me moment)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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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79)은 이 감독의 제안 당시 영어 실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나 감독이 "재벌 회장이니까 통역사를 두면 된다"며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런데 나중에 통역사 역할이 바빠지면서 내 영어 대사가 점점 늘어 결국 큰 당혹감을 느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감독은 첫 미팅에서 "박 회장의 남편이 20살 연하"라고 설명하는 순간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며 "한국에서는 누구도 윤여정 선생님께 그런 역할을 쓸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윤여정도 "새로운 경험이라 도전하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박 회장의 두 번째 남편 김 박사(송강호 분)는 박 회장의 명성에 오점을 남긴 치명적인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로 설정됐는데, 당초 출연을 고사했던 송강호가 윤여정의 직접 전화를 계기로 출연을 결정했다는 사실이 이날 대담에서 언급됐다. 이 감독은 "윤 선생님이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고, 윤여정은 "그 일이 이뤄지도록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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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의 통역사 유니스 역으로 출연한 장서연은 "세 살에 런던으로 이민해 한국 문화와 서구 문화 사이에서 성장한 배경이 두 세계를 오가는 유니스 역할과 자연스럽게 맞닿았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 진출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세대의 한국 배우들에게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엠은 컨트리클럽 테니스 코치 우시 역으로 이번 시리즈를 통해 미국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했다. 그는 "오디션 테이프를 보냈는데 이성진 감독이 직접 볼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중·고등학생 시절 한국계 미국인은 여러 아시아 민족 중 하나로만 취급됐는데, 이 시리즈가 우리가 누구인지를 비로소 제대로 보여준다"며 한국계 미국인의 가시성(visibility)이 높아지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시사회에 앞서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한국 창작 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한·미 파트너십의 소프트파워가 실현되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날 대담을 마무리하며 "커뮤니티 없이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며 "한국이라는 작은 반도가 전 세계 문화를 지배하게 된 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