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정치적 편의가 조건 앞질러선 안 돼"
퍼파로 사령관 "미, AI 우위 최대 6~1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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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출석한 새뮤얼 퍼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 사령관은 인도·태평양을 '결정적 전략 전장(defining strategic theater)'으로 규정하며 중국의 핵전력이 향후 5년 내 거의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인공지능(AI) 분야 미국의 우위는 '최대 6~12개월'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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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한반도의 사드를 중동에 재배치한 것이 대북 억지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게리 피터스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어떤 사드 시스템도 옮기지 않았다. 사드는 여전히 한반도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아울러 "탄약을 보내고 있고 이동을 위해 대기 중"이라고 했는데, 발언 맥락상 사드 요격미사일을 지칭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 고위관계자가 공개 청문회에서 한반도에서 사드 시스템 반출이 없었다고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전에 레이더를 전방 이동시킨 조치가 있었고, 이는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지난해 6월 미군의 이란 핵시설 3곳 공격)' 작전에 앞서 이뤄진 것"이라며 "일부는 복귀하지 않았지만, 사드 시스템 자체는 한반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드가 한반도에 계속 잔류할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면서 요격미사일 이송을 위해 사드 시스템을 오산기지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소문이 퍼졌고, 그에 대한 우려가 실체에 비해 커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9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 한국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 일부를 이란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전력 현대화와 관련해 미 제8군 예하 순환배치 부대들이 대부분의 준비태세 지표에서 90% 이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가 '제1 도련선(First Island Chain·열도선·일본 오키나와<沖繩>∼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안쪽 '내선(interior lines)' 위치에 있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로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고도 설명했다.
또 핵 확장 억지 강화를 위해 신설한 'J10' 참모 부서가 한국 전략사령부와 미군 전략사령부 간 연계·조정(interface) 역할을 수행하며 핵협의그룹(NCG)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는 "이란 전쟁으로 항모전단·상륙준비단·미사일 방어 역량·탄약 등 주요 전력이 인도·태평양에서 중부사령부(CENTCOM)로 이전됐으며, 장거리 타격 무기와 미사일 요격체는 현재 생산 속도로 볼 때 보충에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퍼파로 사령관은 중동으로 이동한 제31해병원정대(MEU·약 1600명)의 공백을 다른 해병원정대로 보충해 억지 능력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중동에서 쌓은 실전 경험이 장기적으로 인도·태평양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퍼파로 사령관은 이란 전쟁으로 소모된 탄약을 보충하는 데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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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에 기초한 전환(conditions-based transfer)"이라면서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건에 집중해야 미국이 더 안전해지고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평소에도 '전작권 전환 일정을 맞추려고 조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으나, 이번에는 '정치적 편의주의'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써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중 전작권 전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2028년을 목표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병력 규모보다 역량에 확고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주둔은 기본 전제이지만, 규모에서 역량으로의 전환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한반도에 배치돼야 할 구체적 역량에 초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주한미군 부대들이 인도·태평양사령부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인도·태평양 전역의 억지 지원을 위해 한국에서의 능력을 투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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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파로 사령관은 "향후 5년 내 중국의 핵전력이 거의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중국이 2024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태평양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2020년 이후 핵 3각 체계(nuclear triad) 전 분야에서 전력 증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이후 핵 공격 잠수함을 포함한 잠수함 12척·항공모함 1척·순양함 2척·구축함 10척·호위함 7척 등 총 32척을 인도받았다.
리드 간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8일 이전까지 수출 금지 품목이었던 첨단 반도체 H200 칩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기로 발표한 것을 거론하며, '이로 인해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미국보다 발전된 AI에 접근할 경우 미군 전투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퍼파로 사령관은 이에 "가능성이 아닌, 의심의 여지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AI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는 최대 6~12개월에 불과하며 이 우위를 유지·확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특히 미국의 상업 조선 능력이 전 세계 점유율의 0.1%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방산 산업 기반 재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방어와 관련, 저비용 무인기와 탄약을 대량 투입해 침략 비용을 극대화하는 '지옥풍경(Hellscape)'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진술서에서 현대전의 성격을 바꾸는 3대 메타 트렌드로 △ 정보·사이버 작전의 전략적 효과 증대 △ 저비용 무인 자율 시스템의 대량화 △ 장거리 정밀 타격의 비용 하락을 제시하면서 "저비용 무기 대량 운용이 공격자의 비용 부담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퍼파로 사령관은 B-21 스텔스 폭격기 200대 확보를 선호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진술서에서 괌과 북마리아나제도(CNMI) 군사 건설에 필요한 H-2B 비자 면제가 2035년까지 연장되지 않을 경우 공사 비용이 30~40% 상승하고 사업이 수년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미 상원 군사위 위원장, 동맹 '부담 공유' 촉구...민주당 간사, 이란전 전력 공백 우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동맹국들의 비용 부담과 관련, "'부담 전가(burden shifting)'가 아닌 '부담 공유(burden sharing)'가 필요하다"면서 "전자는 포기를 의미하지만, 후자는 집단적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포함한 동맹은 중국·북한·러시아·이란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 대한 상대적 우위를 제공해왔으며, 미국 지도자가 동맹을 비웃으며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진술서에서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3.5%로 증액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필리핀과의 방위협력강화협정(EDCA) 기지 9개소에 회계연도(FY) 2026 기준 1억4400만달러를 추가 배정해 미국의 누적 투자액이 3억달러를 넘었다고 전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일본의 살상무기 방산 수출 허용 발표도 주목받았는데, 퍼파로 사령관은 "일본이 미국·영국 등 방위협정 체결 17개국에 살상무기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결정은 인도·태평양에서의 변환적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브런슨 사령관도 "한·미·일 3국 협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상승 궤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림팩(RIMPAC) 등 훈련에서 한·일 양국이 함정을 나란히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퍼파로 사령관은 "억제가 우리의 최고 의무"라면서 "인도·태평양에서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전투력을 동맹·파트너와 함께 매일 가시적으로 시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