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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동맹국·우방국과의 안보 협력과 자국 방산 기반 강화를 함께 노리고 있다. 다만 업계 안에서는 "길은 열렸지만 당장 물량을 감당할 체력이 충분한가"라는 현실적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일본 방산의 당면 과제는 더 이상 규제만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만들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 방산은 오랫동안 자위대 내수에 기대는 구조였다. 수요는 존재하지만 시장이 크지 않고 수익성도 낮아, "수요는 있지만 성장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확연히 달라졌다.
마이니치신문 21일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1일 각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관련 지침을 개정했고, 완성 장비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여기에 방위비 확대까지 겹치면서 일본 군수기업들의 매출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0대 군수기업에 포함된 일본 기업 5곳의 2024년 판매액 합계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3억달러였다. 엔화 기준으로는 약 2조엔 규모다.
◇수출 길은 열렸지만, 공장·부품·사람이 부족하다
문제는 수출 허용이 곧바로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 방산 대기업들은 최근 방위 부문 실적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생산설비 확충과 부품망 재편, 숙련인력 확보라는 3중 과제를 안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IHI 3사의 2025년도 방위 관련 매출 전망이 합쳐 약 1조8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날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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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 방산은 높은 기술력에 비해 대량생산 경험과 수출 후속지원 체계에서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내수 중심 구조가 길었던 만큼 갑자기 해외 수요가 붙을 경우 부품 조달과 납기 관리에서 병목이 생길 가능성을 업계 스스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번 '5유형' 폐지는 일본 방산에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동시에 "팔 수 있게 됐다"와 "제때 만들어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다" 사이의 간극도 함께 드러냈다. 일본 방산의 급팽창은 이제 시작이지만, 그 성패는 제도 완화보다 생산 현장의 체력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
한국 방산과의 연결고리는 이 지점에서 나온다. 한국은 이미 수출 시장에서 양산 속도와 납기 대응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반면 일본은 이제 제도 장벽을 낮추며 본격 진입 단계에 들어섰다. 즉, 당분간의 비교 포인트는 기술 자체보다 생산능력과 공급 안정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규제를 풀며 외연 확장에 나선 지금, 한국으로서도 일본 방산의 성장세를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장기 경쟁 구도의 출발점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일본 방산은 지금 수출 문을 연 기세보다 그 문을 통과할 체력이 있는지를 먼저 시험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