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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루비오 ‘해방 프로젝트으로 전환’ 선언 수시간 만에 중단…대이란 봉쇄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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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6. 11:18

최종합의 진전·파키스탄 등 요청 이유로 '해방 프로젝트' 일시 중단…협상 관망 속 압박 지속
루비오 "장대한 분노 종료·해방 프로젝트로 전환"…최장 60일 전쟁권한법 우회 논란
FT·WSJ "하루 만, 전략 수정"
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학생 선수들과 춤을 추는 듯한 몸짓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쟁형 학교 기반 체력 프로그램인 대통령 체력 테스트상(Presidential Fitness Test Award) 부활 포고문에 서명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선박 탈출 유도 작전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대(對)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 종료와 해방 프로젝트 전환을 공개 선언한 지 수시간 만으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작전 개시 하루 만의 '유턴(U-turn)'이라고 규정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협상 조건이 "불가능한 방정식"이라고 일축했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사태는 군사적 해법이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맞받아쳤다.

◇ 트럼프 "최종 합의 향한 큰 진전, 해방 프로젝트 잠시 중단"…봉쇄, 전면 유지…대이란 압박 수단 보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파키스탄 및 기타 국가들의 요청과 대이란 작전에서 거둔 엄청난 군사적 성과, 그리고 이란 대표단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Complete and Final Agreement)를 향한 큰 진전을 고려해 상호 합의했다"며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는 전면 유지하되 해방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합의했다"면서도 합의 상대가 이란인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이란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다면서, 미국과 이란이 1차 대면 평화 협상을 진행했으나 추가 회의 성사는 실패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방 프로젝트 중단 이후에도 지난달 13일 시작한 이란 원유 수출을 통제하는 봉쇄가 협상 지렛대로 유지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Trump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언론 브리핑을 마치고 퇴장하면서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AP·연합
◇ 루비오 "에픽 퓨리 종료·해방 프로젝트 전환"…최대 60일 전쟁권한법 우회 논란

루비오 장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은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다. 그 단계는 끝났다. 우리는 지금 해방 프로젝트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의 전환 선언은 당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의 중단 발표로 수시간 만에 조정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루비오 장관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 행동을 60일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전쟁권한법 규정을 우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전략을 재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이 "100% 위헌"이라고도 주장했으나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법령의 문구는 미식축구처럼 타임아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고 NYT는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해방 프로젝트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하며 "먼저 공격받지 않는 한 사격은 없다. 우리는 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 조건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양보와 호르무즈 재개방을 요구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를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만들려 한다며 "완전히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루비오 장관은 87개국 출신 민간 선원 약 2만3000명이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표적(sitting ducks)"에 처해 있으며 최소 10명이 이미 사망했다면서 해방 프로젝트 책임이 미국에 있는 이유로 "해당 지역에서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해방 프로젝트가 인도적 조치로 설명됐지만 혼란 속에 시작돼 해운업계의 안전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채 중단됐다고 평가했다.

미군은 4일 미국 국적 상선 2척이 미군 지원 아래 통과했다고 밝혔으며, NYT는 5일 1척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WSJ는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집계를 인용해 첫날 전체 통과 선박이 6척이었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약 130척이 통과하던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Pentagon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왼쪽)과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방부에서 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AP·연합
◇ 헤그세스 국방장관 "휴전 유지"…UAE, 이란 이틀째 공격 주장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해방 프로젝트를 '방어적·한정적·임시적' 작전으로 규정하면서 "휴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이란발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드론에 방공망을 가동했다며 전날엔 약 20발의 발사체를 대부분 격추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UAE 외무부는 이란발 공격을 '중대한 긴장 고조'로 규정하고, 대응할 '완전하고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군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UAE 공격을 전면 부인했다.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이란의 공격이 "주요 전투 작전 재개 기준에는 미달한다"고 평가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이 정한 통로를 따르지 않는 선박은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RAN-CRISIS/HORMUZ-UN
선박들이 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FT·WSJ "하루 만의 전략 수정"…해운업계 불신에 통항 정상화 난망

FT는 하루 만의 해방 프로젝트 중단을 '유턴'으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법 모색과 파키스탄 중재 요청을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상세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봉쇄를 유지하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베카 와서 분석가는 "해방 프로젝트는 호르무즈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는 시도이지만, 4일 전투 발발이 보여주듯 상당한 확전 리스크를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는 이날 전날 약 6% 급등에 따른 반락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11달러(16만1650원) 아래에서 3.6%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 WP "전략 메시지 혼선 반복"…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 "신뢰 약화"...전문가 "군사 해법 없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개시 이래 종전 시점을 '4~5주(3월 1일)', '2주, 길어야 3주(3월 15일)', "3일 안에 끝날 것(4월 1일 오전)"이라고 말했다가 같은 날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2~3주 동안 극도로 강하게 공격하겠다"고 뒤집는 등 상충 발언을 반복해왔다고 분석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호르무즈 해협의 미국 중요성을 낮춰 말하다가 이후 이란에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군사 위협을 재개하는 패턴도 거듭됐다고 전했다.

레온 패네타 전 국방장관은 "이란은 이미 오래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협상 테이블에 신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고 WP가 전했다.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프로그램 부국장은 호르무즈 교착을 군사력만으로 해결해 세계 경제의 재앙적 파장을 막을 시간적 해법은 분명하지 않다며 최종 결과는 외교로 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WP가 전했다.

말로니 부국장은 "합의 없이 미국이 철수하는 것은 지역에서 최소 75년간의 미국 정책에 대한 심각한 모순이자 치욕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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