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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 전력 지도 바꾼다④] 높아지는 전기료 역마진 압력…에너직 믹스 집중하는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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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5. 06. 18:10

중동 리스크에 LNG·SMP 상승 압력
마이크로그리드·태양광·수소 확대
205조 부채·417% 부채비율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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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고유가와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 에너지 신사업과 에너지믹스 전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중앙집중형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단위 자급자족형 전력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와 전기요금이 원가를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한 만큼, 국제 연료 가격이 다시 급등할 경우 한전이 또다시 막대한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단순 전력 판매 구조를 넘어 에너지믹스 전환과 분산형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MG), 태양광, 수소 등을 중심으로 한 분산형 전력체계 확대가 대표적이다.

구미 산업단지에서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직류(DC) 그리드를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여수 산업단지에서는 전력을 수소 등 가스로 전환하는 P2G(Power to Gas) 기술 실증이 추진 중이다. 이밖에 광양 산업단지에서는 태양광·소형풍력·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결합한 융복합 에너지 시스템 구축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한전의 이러한 전방위적 신사업 추진 배경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 뒤에 심각한 재무 위기와 역마진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7조4345억원, 영업이익 13조5248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 배경에는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이 자리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가격이 하락하면서 발전단가가 낮아졌고, 이에 따라 전력 구매 비용도 크게 줄었다.

반면 전기요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0.1% 감소했지만 판매단가는 4.6% 상승하면서 전기판매수익이 4조1148억원 증가했다. 실제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전은 전력을 킬로와트시(㎾h)당 123.2원에 사들여 176.7원에 판매했다.

다만 올해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와 LNG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SMP 상한제는 전력도매가격 급등 시 정부가 가격 상한을 설정해 상승 폭을 제한하는 제도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SMP가 ㎾h당 250원 수준까지 치솟자 정부는 한시적으로 상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여름철 냉방 수요까지 겹칠 경우 SMP가 현재 120원 안팎 수준에서 200원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전력시장은 가장 비싼 발전기의 연료비가 전체 가격을 결정하는 한계가격 구조다. LNG 가격이 급등하면 전체 전력 구매 단가가 함께 오르것이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물가 부담과 정치적 변수로 즉각 반영되기 어렵다. 결국 한전이 비싸게 전기를 사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역마진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연료 가격이 폭등했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영업적자 4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총부채는 205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417% 수준이다. 차입금만 약 130조원 규모이며 연간 이자 비용도 4조원 안팎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에너지믹스 구축을 성장 돌파구로 인식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동해안 원전과 화력발전 등 발전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송전선로는 주민수용성과 인허가 문제로 적기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한전은 작년에 시행된 전력망특별법 등 관련 제도와 함께, 정보 공개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건설사업 현황 공개, 보상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여 전력망을 적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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