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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영업손실 3545억 쇼크… ‘AI·물류자동화’로 반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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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5. 06. 18:14

정보유출 사고 대규모 보상 등 영향
1분기 적자전환 4년3개월만 최대손실
김범석 "회원 수 80% 회복, 성장세"
공급망 최적화·신사업 투자 가속도
'동일인 지정' 경영유연성 타격은 숙제
쿠팡Inc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3545억원을 기록하며 4년 3개월 만의 최대 분기 적자를 냈다. 이는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손실로,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대응 비용과 그로 인한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화 기술과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 가속을 통해 반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6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85억400만 달러(약 12조4597억원)를 기록했다. 2021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률이었으며 영업손실은 2억4200만 달러(약 3545억원), 당기순손실은 2억6600만 달러(약 3897억원)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쿠팡 측은 이번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규모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1월 중순부터 약 3개월간 전체 고객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했는데, 약 1조6850억원(12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이 비용이 고스란히 매출 차감 항목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사고 여파로 인한 고객 이용 패턴도 변화하면서 물류 운영 효율도 함께 낮아졌다. 쿠팡은 통상 데이터 기반 수요 추이에 맞춰 설비 확충과 공급망 계획을 조정하는데, 고객 대거 이탈로 실제 수요가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서 유휴 설비 운영비와 과잉 재고 관리 비용이 동시에 커졌다는 것이다. 고객 감소가 단순 매출 둔화를 넘어 물류 네트워크 효율 저하로 이어지며 구조적 비효율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표상으로도 성장세 둔화는 뚜렷했다.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활성 고객 수(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는 2390만명으로 전년 대비 2% 성장에 그쳤고, 직전 분기 대비로는 약 70만명 감소했다.

다만 올 2분기부터는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1월을 기점으로 매출 성장률이 최저점을 찍은 뒤 2월과 3월을 거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가입이 늘면서 사고 이후 이탈했던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고객 유지율과 가입률이 과거 정상 수준으로 복귀함에 따라, 사고로 인한 타격은 일부분 일단락됐다는 진단이다.

김 의장은 "장기적으로 사업의 근본적인 마진 성장 잠재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연간 단위의 마진 확대는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공급망 최적화'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물류와 배송 전반에 걸친 자동화 및 AI 기술의 확대다.

김 의장은 로켓배송 상품군을 직매입뿐만 아니라 로켓그로스(FLC)와 결합해 카탈로그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상품을 로켓배송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AI 기반의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이번에 경험한 수요 불일치에 따른 비효율을 줄여나가겠다는 계산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분기 연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9~10%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신사업 투자도 이어간다. 대만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특히 대만 시장에서는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자체 라스트마일 네트워크가 대부분의 물량을 소화하기 시작하며 한국 초기 시장과 유사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조정 EBITDA 손실이 3억2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6% 늘어난 점에 대해서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제시한 예상 투자 집행 범위 내에 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는 지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같은 쿠팡의 반등 의지에도 발목을 잡는 건 외부 변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집단 규제 적용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에 불복한 상태다.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투자자 중심 구조 아래 빠른 의사결정을 이어온 쿠팡이 향후 규제 체계 변화에 따라 경영 유연성이 일정 부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규제 리스크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그로 인한 투자 감소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힌다. 과도한 규제 환경이 조성될 경우 자율적인 사업 확장이 제약을 받게 되고, 이는 결국 쿠팡이 중장기 미래 동력으로 삼은 혁신 사업들의 축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과징금 부과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경영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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