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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으로 깊어진 균열…트럼프발 동맹국 간 불신 장기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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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5. 10. 13:46

흔들리는 NATO 동맹…걸프국·아시아서도 불신 확산
中·러 전략적 기회로 활용…美 주도 국제 질서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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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2일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가운데 이번 군사적 충돌 과정에서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 기조가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유럽·중동·인도-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워싱턴의 오랜 우방들 사이에서 "미국이 향후 위기 상황에서 신뢰할 수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의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며 유럽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이 충분한 근거도, 유럽 동맹국들과의 사전 동의도 없이 전쟁을 시작해 우방국들에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됐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이란 공격에 협력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의 핵심인 제5조(집단방위) 준수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스페인과 영국 등에 대해 징벌적인 외교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인들이 미국에 굴욕을 주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주둔 미군 3만6400명 중 5000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 역시 독일 내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배치 계획을 철회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불신은 중동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최근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유류 항구를 공격하자 백악관은 이를 '가벼운 사건'으로 규정하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이러한 반응에 걸프 국가들은 자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 등 주요 아시아 우방국 역시 에너지 수급 불안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에 직면해 있다. 일본 정계 일각에서는 미국이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자국 내 경제적 압박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자, 향후 역내 분쟁 발생 시 미국의 개입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사이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전략적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동시에, 미국의 시선이 중동으로 쏠린 틈을 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예측 불가능한 동맹'으로 규정하며 자국을 글로벌 파트너 대안으로 부각하고 있다. 또 미국의 군사 자산이 중동으로 분산된 틈을 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9년 1월까지 정책 변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 증액과 무기 체계 공동 개발을 통해 대미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영국·캐나다·호주 등 이른바 중견국 간의 연대를 강화하며 다각적인 외교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란 전쟁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과 신뢰도에 미친 영향력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며, 이는 냉전 이후 유지되어 온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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