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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DL이앤씨에 따르면 회사는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 입찰 제안서에서 최고 68층 규모의 '아크로 압구정' 공사기간으로 57개월을 제시했다. 이는 조합 원안(63개월)보다 6개월 단축된 일정이다.
회사 측은 사업기간 축소를 통해 금융비용과 조합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공기를 산출했으며, 책임준공 확약까지 제시하며 일정 준수 의지를 강조했다.
DL이앤씨는 공기 단축의 핵심으로 공정 구조 단순화를 꼽았다. 기존 조합안에는 지하층을 아래에서 위로 시공하는 순타 방식과 지상 구조물을 먼저 구축한 뒤 지하를 굴착하는 역타 방식이 혼재돼 있었는데, 이 경우 공정 간섭과 작업 복잡도가 높아져 일정 지연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DL이앤씨는 지하 공법을 순타 방식으로 일원화해 공사 흐름을 단순화했다.
지반 여건 분석도 공사기간 단축 요소로 제시됐다. DL이앤씨는 지반조사 자료를 토대로 3D(3차원)기반 암반 분포를 분석한 뒤, 굴착 난도가 높은 암반 구간 대신 토사 중심으로 시공 계획을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굴착 속도를 높이고 민원 발생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상부 공사에는 초고층 공사에 특화된 '코어선행공법'을 적용한다. 이 공법은 건물 중심부 코어를 먼저 시공한 뒤 외곽 구조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후 골조·외장·설비 공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전체 공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해당 공법은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를 비롯한 글로벌 초고층 프로젝트에 적용됐으며, 국내에서는 DL이앤씨 전신인 대림산업이 1997년 강남 '대림아크로빌'에 처음 도입한 바 있다.
DL이앤씨는 공사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반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압구정5구역을 3차원 설계 데이터로 구현한 뒤 공정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실제 시공 순서와 작업 흐름을 검토했다. 각 공정의 시작·종료 시점은 물론 작업 동선과 자재 투입 시기까지 사전에 검증해 현실적인 공기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학계 전문가들도 일정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홍건호 한국콘크리트학회 회장은 "아크로 압구정 구조 시스템은 초고층 주거에 적합한 특허 구조"라며 "이미 한국건축기준센터 사전 인증을 받은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김규용 한국건축시공학회 회장 역시 "설계 단계부터 불필요한 공정을 최소화해 시공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계획"이라며 "57개월 준공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협력사들도 DL이앤씨 제안의 현실성을 강조했다. 영국 구조설계 기업 에이럽(Arup)과 오스트리아 골조 시공 전문기업 도카(Doka)는 압구정5구역 프로젝트에 참여해 구조·시공 계획 검증을 지원했다.
앤드류 르엉 에이럽 한국·타이완 그룹장은 "구조 시스템 사전 검증을 이미 완료했다"며 "합리적인 구조 계획 덕분에 설계 변경과 공기 연장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크레너트 도카 수석엔지니어도 "전 세계 고층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DL이앤씨의 제안은 충분히 실행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DL이앤씨는 자사가 제시한 공사기간이 국내외 초고층 사례와 비교해도 과도하게 짧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청량리역 롯데캐슬(65층·52개월), 송도 아메리칸타운 더샵(70층·50개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48개월), 해운대 엘시티(101층·70개월), 잠실 롯데타워(123층·75개월), 부르즈 할리파(163층·72개월) 등 초고층 프로젝트 사례를 감안하면 68층 규모 건물을 57개월 내 시공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지나치게 긴 공사기간이 오히려 금융비용 증가와 사업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기가 길다고 해서 반드시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57개월 공기는 현실성과 경쟁력을 모두 고려한 결과"라며 "합리적인 공사계획과 정밀한 시공 관리, 글로벌 협업 역량을 기반으로 공기를 준수해 압구정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주거 단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