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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이란 역풍 속 8년 6개월 만에 방중…시진핑, 희토류·원유 카드로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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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3. 15:13

14~15일 인민대회당 회담·천단공원 산책·국빈만찬
미국, 보잉·대두·쇠고기 등 성과 추구…중국, 희토류 통제·원유 다각화로 맞대응
무역 휴전 연장 가능성에도 이란·대만 격돌…미, 대만 양보 우려
US Trump China Pomp
중국 어린이들이 2017년 11월 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15일 중국 베이징(北京) 정상회담에서 무역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란 전쟁과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성과 폭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저녁 2017년 11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베이징에 도착, 14~15일 양일간 지난해 10월 말 부산 회담 이후 6개월 만에 시 주석과 담판을 벌인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대두(beans)·보잉(Boeing)·쇠고기(beef) 구매 등 '5B' 성과를 요구하지만, 중국은 원유 조달 다각화와 희토류 지배력을 앞세워 협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정상은 지난해 10월 체결한 무역 휴전 연장 여부와 함께 무역이사회(Board of Trade)·투자이사회(Board of Investment) 설립,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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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왼쪽),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세번째)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2017년 11월 8일 중국 베이징(北京) 자금성(故宮)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8년 6개월 만 방중…시진핑, 1420년 건립 천단공원서 대국 외교 연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시 주석의 안내로 1420년 명나라 영락제가 건립한 천단(天壇)공원을 함께 산책한 뒤 국빈만찬을 갖는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중국이 2017년 11월 자금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특별 환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천단공원으로 무대를 옮겨 중국 문명의 깊이와 지속성을 과시하는 '대국 외교'를 연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측근으로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앙판공청 주임이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대동해 사전에 천단공원을 직접 시찰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China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위한 중국 방문길에 오르며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
◇ 미·중, 호르무즈 통행료 반대…이란 협상 공전 속 해협 의제 부상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 미국 국무부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4월 전화통화에서 "어떤 국가나 기구도 호르무즈 해협 같은 국제 수로에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한편으로 이라크·파키스탄과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협정을 체결하며 해협 통제 고착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관계자는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 범위를 동부 자스크(Jask)시 해안에서 서부 시리(Siri)섬까지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란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으며, 전쟁 이전에 세계 원유·가스 공급의 5분의 1을 담당하던 이 해협 봉쇄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7달러(15만9600원)를 돌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 "이란과 관련해 어떤 도움도 필요 없다. 우리는 평화적으로든 다른 방법으로든 이길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을 평가 절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이란이 의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없다"며 "이란은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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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성홍기(五星紅旗)와 미국 성조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착하는 13일 중국 베이징(北京) 도로에 게양돼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관세·이란 역풍…시진핑, 희토류·원유 다각화로 지렛대 확대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2017년 11월에 비해 약하다고 분석한다.

미국 외교관 출신인 제러미 찬 유라시아그룹 선임 분석가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파악했다(solved)'는 자신감을 갖고 이번 회담에 임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보다 이번 회담에서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하고, 시 주석도 이를 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국 대법원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단독 부과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데 이어, 이를 대체한 임시 관세도 지난주 연방법원에서 위법 결정을 받으면서 대중(對中) 협상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이란 전쟁 반대 여론이 60%를 웃돌아(로이터·입소스 조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시 주석은 희토류 지배력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쥐고 있다. 블룸버그는 프로젝트 블루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루테튬·이트륨·스칸듐 등 7개 핵심 희토류 금속 정제 생산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7개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레버리지 경제적 가치를 1조2000억달러(1790조2800억원)로 평가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위안 수준으로 떨어지며 11주 만에 최장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미·중 관계 안정 신호에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유 소비의 70%대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이 수입선을 빠르게 다각화하고 있다고 닛케이가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2015년 1위(16%)였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밀어내고, 러시아가 2025년 1위(17%)로 올라선 데 이어 2026년 1~3월에는 22%로 비중이 더 높아졌으며, 사우디는 12%로 2위에 머물렀고 브라질이 10%로 3위, 인도네시아가 7%로 6위에 급부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해 이번 전쟁 이전 기준, 이란이 중국 원유의 약 11%를 차지했는데, 이란이 현재 상위 7개국에서 빠진 점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를 일정 수준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닛케이는 중국이 회담 직전 미국산 원유 대량 구매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미국 텍사스주 최대 원유 수출항 코퍼스크리스티 등지에서 약 15척의 유조선이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향해 출항해 5월 중 도착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은 2021년 도입한 외국 제재 차단 법령을 이번에 처음 적용해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제재를 이행하지 말라고 명령하면서도 미국과의 공동 작전으로 국경 간 펜타닐 밀수 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해 협력 신호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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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9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AP·연합
◇ 5B·대만 무기 판매 충돌…무역휴전 연장도 제한적 성과 전망

무역 분야에서는 무역이사회·투자이사회 설립이 핵심 의제다. 재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30일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정부 간 무역이사회의 가치'를 강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무역이사회는 반도체 등 안보 민감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등 비민감 교역을 관리하는 기구로, 지난해 145%까지 치솟았던 대중 관세 충돌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화된 채널로 설계됐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적자는 지난해 2020억달러(328조2180억원)에 달했으며, 미국 상품 수입 가운데 중국산 비중도 2017년 22%에서 올해 1~3월 7.5%로 급감했다.

대만 문제는 시 주석의 최우선 의제다. 미국이 올해 초 110억달러(16조4100억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를 발표하자 시 주석이 신중한 처리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시 주석이 원하지 않겠지만" 140억달러(20조8900억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대만에 관한) 우리 정책은 변함없다"고 강조했지만, 일부 전직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완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로이터에 이번 회담의 최종 결과는 '중국에 크게 유리한 피상적 휴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닛케이는 내년 2027년 제21차 당대회에서 4기 연임을 겨냥하는 시 주석이 대미 관계의 단기적인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7일 군사법원이 리상푸(李尙福)·웨이펑허(魏鳳和) 전 국방부장에게 집행유예 2년부 사형 판결을 내리는 등 2017년을 크게 웃도는 군 숙청이 진행 중으로, 이란 전쟁에서 실전 능력을 입증한 미군과 지금 정면충돌할 여건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또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무역휴전 연장 성과를 거두고, 연내 공식 방미와 11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으로 이어간다면 경제 침체의 부정적 영향을 외교 성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고 짚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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