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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오픈AI 상대 소송 패소…배심원단 “시효 지나 제기” 만장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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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9. 07:56

9명 배심원단 2시간 미만 숙의…공익신탁·부당이득 청구 시효 만료 판단
오픈AI "경쟁사 방해 위선적 시도"…MS 130억달러 투자 관련 청구도 배척
오픈AI IPO 불확실성 일부 해소...머스크 항소·반독점 청구
COMBO-US-OPEN AI-MUSK-ALTMAN-TECH-AI-TRIAL-COURT
2025년 2월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왼쪽)와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모습으로 2025년 2월 11일 제작된 사진 조합/AFP·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상대로 제기한 핵심 소송에서 법으로 정해진 시한을 넘겨 소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지방법원의 9인 배심원단은 18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공익신탁 의무 위반(breach of charitable trust·시효 3년)과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시효 2년) 청구의 침해 사실을 2021년 8월 이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해 2시간이 채 안 되는 숙의 끝에 만장일치로 시효 만료 평결을 내렸다. 이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이를 즉시 수용해 공익신탁·부당이득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평결로 오픈AI는 7300억달러(1089조원) 기업가치로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요 법적 불확실성 하나를 해소하게 됐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고, 같은 소송의 반독점 청구 단계는 별도로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 배심원단, 시효 만료만 판단…본안 '비영리 사명 위반' 여부는 판단 보류

배심원단은 머스크 CEO가 정식 소장을 제출한 2024년 8월 이전인 2021년 8월 이전 시점에 이미 오픈AI의 영리 전환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결론지어 시효 만료를 인정하면서도 오픈AI가 인류 이익을 위한 인공지능(AI) 개발 사명을 저버렸는지에 대한 본안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올트먼 CEO가 자신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해와 소 제기를 미뤘다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저스 판사는 "배심원단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상당한 증거가 있었다"며 "이에 나는 즉석에서 기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측 대리인은 항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측 변호인 마크 토버로프는 "이는 찰스턴 공방전과 벙커힐 전투 같은 미국 역사의 핵심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미국인들에게는 큰 패배였지만 전쟁에서는 누가 이겼느냐. 이번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하지만 로저스 판사는 시효 경과 여부가 사실 판단 영역이라 항소심에서 뒤집기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슈바 고시 시러큐스대 로스쿨 교수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런 종류의 평결에 대한 항소는 어려울 수 있다"며 "그것이 항소될 수 있는 것은 매우 드문 상황인데 일반적으로 명확한 규칙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심원단이 판단한 것은 그(머스크 CEO)가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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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를 대리하는 윌리엄 새빗 변호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둘러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송 재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로이터·연합
◇ 머스크 "공익단체를 훔쳤다"…3800만달러 출연 근거로 1340억달러·1800억달러 반환·배상 요구

머스크 CEO는 2015년 올트먼 CEO 등과 함께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공동 설립하면서 인류 이익을 위한 AI 개발 약속을 믿고 3800만달러(567억원)를 출연했으나,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사장이 이를 어기고 영리 기업으로 전환해 피해를 입었다며 2024년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 CEO 측은 올트먼 CEO와 브록먼 사장이 '공익단체를 훔쳤다(stole a charity)'고 주장하며 두 사람의 해임, 지난해 단행된 영리 법인 전환의 원상회복, 그간 취득한 이익 1340억달러(200조원)의 오픈AI 재단 반환, 1800억달러(268조5600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머스크 CEO는 평결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판결을 "끔찍한 선례"로 규정하고 "판사가 배심원단을 무화과 잎(fig leaf)으로 사용했다"며 "판사는 몇 년 동안 약탈을 조용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자선단체를 약탈할 수 있는 무료 면허를 막 발급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 CEO 측 변호인 스티븐 몰로는 최종 변론에서 올트먼 CEO에 대해 "이번 재판에서 5명의 증인이 그를 위증자라고 불렀다"고 공격했다.

이번 패소는 머스크 CEO의 최근 사법 리스크 누적과도 맞물린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8월 치명적 차량 사고 관련 소송에서 2억4300만달러(3626억원) 평결을 받았고, 머스크 CEO는 지난 3월 트위터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해 최대 26억달러(3조8800억원)의 배상 부담을 안고 있다.

MUSK-OPENAI/COURT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변호사 마크 토버로프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둘러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송 재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로이터·연합
◇ 오픈AI "경쟁사 방해 위선적 시도" 반박…2017년 이후 문자·이메일로 머스크 영리 전환 지지 입증

오픈AI 측은 "배심원 평결은 이번 소송이 경쟁사를 방해하려는 위선자의 위선적 시도였음을 확인해준다"며 "오픈AI는 비영리 사명을 중심으로 한 조직으로 그간 이에 충실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 측 변호인 윌리엄 사비트는 "AI에서 성공하기 위해 머스크가 할 수 있는 일은 법원에 오는 것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오픈AI 측은 머스크 CEO가 2017년부터 영리 구조 전환 가능성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를 지지했고, 오히려 자신이 통제권을 가지려 했다고 반박하면서 3주에 걸친 재판 동안 머스크 CEO의 사적 문자메시지·이메일·내부 문건 수백 건을 증거로 제시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올트먼 CEO는 증언에서 머스크 CEO가 한때 영리 전환 지분의 90%를 자신이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진술했고, 머스크 CEO는 올바른 방향성을 보장하기 위해 초기에만 다수 지분을 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브록먼 사장은 법정 증언에서 머스크 CEO의 AI 기술 이해도를 직격하며 "그는 로켓을 알고 전기차를 안다. 그는 AI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알지 못한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재판에서는 브록먼 사장의 개인 다이어리 일부도 공개됐는데, "재정적으로 무엇이 나를 10억달러(1조4920억원)로 데려갈까"라는 문구가 포함됐다고 WSJ가 보도했다.

오픈AI는 비영리 자선단체에서 상업 기업으로 전환한 것이 인류에 이로운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이라는 사명을 완수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으며 지난해 설립된 공익법인은 오픈AI 재단이 계속 지배하고 있어 창립 사명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 법정서 드러난 빅테크 지분…브록먼 300억달러·MS 최대 1350억달러·올트먼 직접 지분은 0

배심원 평결은 머스크 CEO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오픈AI의 공익신탁 의무 위반을 도왔다고 제기한 청구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MS가 2019∼2023년 오픈AI에 130억달러(19조4000억원)를 투자해 영리 전환을 방조했다고 주장했지만, MS는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시간표는 오래전부터 명확했다"며 "배심원단이 청구를 시기 초과로 기각한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MS가 920억달러(137조2600억원) 회수를 목표로 투자했으며 지난해 10월 기준 보유 지분 가치는 1350억달러(201조4200억원)에 달했다고 증언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올트먼 CEO는 오픈AI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오픈AI와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들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머스크 CEO의 네 자녀 어머니이자 전 오픈AI 이사인 시본 질리스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머스크 CEO와 연인 관계였고, 머스크 CEO의 이사회 이탈 이후에도 오픈AI 내부 정보를 머스크 CEO에게 전달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 오픈AI, IPO 불확실성 하나 해소…반독점·영업비밀 청구는 별도 진행

이번 판결로 오픈AI는 올해 목표로 추진 중인 IPO 과정의 주요 사법 불확실성 하나를 해소하게 됐다고 WSJ가 평가했다. 오픈AI는 최근 1년 사이 한때 험악해졌던 MS와의 파트너십 재협상, 영리 전환에 대한 규제 승인 확보, 앤스로픽의 부상 등을 처리해왔고,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인 1220억달러(182조원)의 펀딩 라운드도 마무리했다.

다만 머스크 CEO와의 법적 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오픈AI와 MS가 파트너십을 통해 독점을 형성하고 비영리 단체가 투자자들에게 경쟁 AI 스타트업 자금 지원을 하지 말도록 압박해 xAI 등 경쟁사에 피해를 줬다는 반독점 청구를 같은 소송에 포함시켰고, 로저스 판사는 이를 별도 단계로 분리했다. 머스크 CEO의 xAI는 별도로 오픈AI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와 반독점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로저스 판사는 평결 직후 변호인단과의 협의에서 잔여 반독점 청구에 대해 "그것이 실제로 좋은 청구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경쟁법은 특정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며, 이 산업에는 많은 경쟁이 존재한다"고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고 WSJ가 보도했다.

로저스 판사는 앞서 2단계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고 NYT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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