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여의로]벼랑 끝 중소형 건설사, 정책 지원 논의할 때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1901000525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5. 19. 17:38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사진=연합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정비시장, 즉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핵심지를 휩쓸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상위권 건설사들조차 "경쟁하기 버겁다"며 이른바 '압여목성'으로 불리는 압구정동·여의도동·목동·성수동 정비사업에서는 출발선에 서는 것조차 포기하는 분위기다.

이 현상을 단순히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수요자인 조합원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가장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는 건설사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그 선택을 받는 건설사가 극히 일부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사 역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이익을 내는 것이 회사 본연의 역할이다. 경쟁사를 위해 일부러 이익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특별한 이유 없이 포기한다면 경영진의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중견사들은 대형사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는 소규모 단지나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러나 이 시장마저 대형사들이 뛰어들면 중견사들은 더 작은 사업장이나 더 외곽 지역으로 밀려난다. 그 여파는 다시 소형사로 이어진다.

소형사 입장에서는 설 자리가 더 좁아지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지방과 비핵심 지역에서 버텨왔지만, 느닷없이 진입한 중견사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를 정리하는 곳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523곳으로, 전년 516곳 대비 1.4% 증가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1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261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 252곳보다 3.6% 늘었다.

물론 건설사 폐업 증가를 정비시장 경쟁 구도만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고금리, 공사비 상승, 자금 조달난, 미분양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에서 밀려난 중소형 건설사들의 선택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건설단체들이 정부의 정책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연초 열린 '2026 건설인 신년인사회'에서 "대변화의 갈림길에서 건설산업이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재해 근절, 주택시장 안정화 등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물론 경영 악화의 1차적인 책임은 각 건설사 경영진에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장기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면 생존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쉽지 않은 선택지다. 비주택사업 비중을 늘리거나 주택사업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재무건전성과 실적이 일정 수준 뒷받침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거나 인력 감축, 사업 조정 등에 나서려 해도 비용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단기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중소형 건설사들이 공짜 지원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율적인 노력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건설사들이 적지 않은 만큼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 지원, 보증 여력 확대, 공사비 현실화, 미분양 해소 대책, 지역 건설사 참여 확대 방안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