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 북한 억류 국민과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일본에 비해 국내 정치·외교 의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산케이신문은 20일 일본 정부가 지난해 이후 미국 연방의회 전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미국 정치권과 여론을 상대로 납치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접촉은 주미 일본대사관 관계자 등이 맡고 있으며, 미국 내 여론에 영향력이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워싱턴포스트 지면과 온라인에 게재한 의견광고도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인정한 북한의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17명이다. 북한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를 인정했고, 같은 해 5명이 귀국했다.
그러나 나머지 피해자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북일 국교정상화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일본 외무성과 납치문제대책본부는 이 문제를 국가 주권과 국민 생명·안전에 관한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
산케이에 따르면 일본 측의 대미 설득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일부 미국 의원은 "일본은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왜 이렇게 장기간 피해자를 탈환하지 못했느냐"는 취지의 엄격한 질문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납치 문제가 단순한 양자 현안이 아니라 북한 인권과 국제안보 문제라는 점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미국을 중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북한이 일본과 직접 협상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핵 협상이나 대북정책을 조정할 때 납치 문제를 의제에서 빼지 않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미북 접촉 가능성이 다시 거론될 경우 일본으로서는 핵·미사일 문제에 밀려 납치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납치문제는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와 한국 국적을 획득한 탈북민 4명 등 모두 7명의 우리 국민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6·25전쟁 당시 전시납북자는 10만명 안팎으로 추정되며, 정전협정 당시 국군 실종자는 약 8만2000명, 포로교환을 통해 귀환한 국군포로는 8343명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문제는 일본의 납치 문제인 만큼 강한 국민적 의제로 자리 잡지 못했다. 통일부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 과제를 추진하고, 관련 상징인 '세송이물망초' 캠페인도 운영하고 있지만, 북핵·미사일, 남북관계, 대북지원, 군사긴장 이슈에 비해 대중적 주목도는 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