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대·미 재정적자 2조달러 전망…미 금리인상 확률 상승
30년 모기지 6.36%로 상승…AI 성장주·뉴욕증시 조정 리스크
|
블룸버그는 30년물이 이날 장중 7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상승해 5.19%에 도달했다며 이란 전쟁발(發) 유가 급등과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맞물려 글로벌 채권 매도세를 촉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0년물 종가가 5.18%로 2007년 이후 최고 마감 수준에 근접했다고 전했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같은 날 30년물이 19년 만의 최고인 5.2%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모기지 차입비용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약 0.75%포인트(75bp) 급등하면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는 전쟁 이전 6% 미만에서 6.36%로 올랐다고 NYT가 미국 주택금융공사 프레디맥(Freddie Mac)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는 흐름으로 전환했다.
|
블룸버그는 이날 30년물 수익률이 장중 한때 7bp 상승한 5.19%에 도달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처음으로 이 수준에 닿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이날 4.687%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4.65% 안팎에서 거래됐다고 전했으며, NYT는 10년물 수익률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약 0.75%포인트(75bp)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5년·10년 만기 국채선물에 연동된 대규모 블록 거래와 평소 평균의 약 2배에 달한 10년물 선물 거래량이 이날 금리 급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채권시장도 동반 매도세에 흔들렸다. NYT는 캐나다·독일·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네덜란드·스위스 등의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날 일제히 12개월 최고치를 기록했고, 키어 스타머 총리의 리더십 위기까지 겹친 영국 30년 국채(길트) 수익률은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인 6%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일본 30년물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인 4.13%까지 올라섰으며, 독일 장기금리도 2011년 이후 최고치에서 거래됐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
채권 매도의 핵심 동인은 이란 전쟁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유가가 촉발한 인플레이션 우려라고 블룸버그·NYT·FT가 공통적으로 짚었다.
FT는 1년 뒤부터 1년 동안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측정하는 시장 지표인 '1년 선도 1년물 인플레이션 스왑'이 전날 2025년 초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고 보도했고, NYT는 지난주 발표된 4월 미국 소비자물가(CPI·전월 대비 0.6%)와 생산자물가(PPI·전월 대비 1.4%·전년 대비 6.0%)가 모두 수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채권시장 불안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 확대 역시 장기 채권 보유에 대한 추가 보상 요구를 키우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이달 초 공개된 미국 국채 전문딜러 중간값 기준 9월 말 종료 연도 재정적자가 1조9500억달러, 2027년에는 2조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차입 비용 인하를 약속했지만, 5월 중순 30년물 국채 입찰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초과하는 금리에 낙찰됐고, 그 수준에서도 투자 수요는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짚었다.
블룸버그는 30년물 5%가 일부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dip-buying)를 부르는 '방어선(line in the sand)'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매도세가 그 가정을 흔들면서 31조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시장이 새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의 로라 쿠퍼 글로벌 투자전략가 겸 매크로 크레딧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수익률은 인플레이션 변동성뿐 아니라 점점 더 재정 리스크의 귀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현 수준의 수익률에서는 채권시장이 추가 보상 요구 없이 정부 지출을 흡수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아제이 라자디아크샤 글로벌 리서치 회장은 전날 보고서에서 "부채가 성장보다 빠르게 늘고,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하며, 재정 개혁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물에 손을 뻗을 이유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베팅은 인상 쪽으로 급선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이날 12월 0.25%포인트(25bp) 인상 확률은 40%로 올라섰고, 50bp 인상 확률은 한 주 전 4.7%에서 약 14%로 약 3배 가까이 급등했다.
NYT는 이란 전쟁 발발 이전 시장이 2026년 1월까지 최소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대했지만, 현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지명한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은 취임을 앞두고 수익률 급등과 시장 심리 전환을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다음 행보가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가능성, 빠르면 연내 인상이 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시장이 2026년 연준의 인하 횟수를 최대 3회로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당국이 이미 국채 발행을 단기물 쪽으로 옮긴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가 미국 경제 둔화와 가계·기업 차입비용 상승을 자극하면서 추가 정책 대응 논의를 부를 수 있다고 짚었다.
네덜란드계 금융그룹 ING의 벤저민 슈로더 수석 금리 전략가는 "시장은 명확한 인상 편향(hiking bias)으로 돌아섰다"며 "투자자들이 에너지 가격 압력이 단기 인플레이션 에피소드를 넘어 그 이상의 무언가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도 이란 전쟁 이전 6% 미만에서 이날 6.36%로 상승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택시장 회복 과제를 어렵게 한다고 NYT가 전했다.
클라우드 기업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는 이날 26억달러(3조9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개한 뒤 주가가 2.8% 하락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NYT는 채권 매도세에 추가 압박을 가한 변수로 14~1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 베이징(北京) 정상회담을 꼽으며 이 회담을 통해 중국이 이란 전쟁 종식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수익률 급등에도 주식시장은 강세를 이어가며 채권시장과 디커플링(decoupling)이 심화하고 있다고 FT가 분석했다.
다만 이날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9.44포인트(0.67%) 내린 7353.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20.02(0.84%) 내린 2만5870.71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322.24포인트(0.65%) 하락한 4만9363.88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