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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형제 경영’ 공식화…김동환 내수·김동만 글로벌 전면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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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5. 26. 09:02

장남은 국내·차남은 해외…형제 역할 분담 본격화
러·베트남·호주 확장…글로벌 성과가 승계 시험대
오너 3세 지분 없어…‘제때’ 활용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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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성한 이미지./ChatGPT
빙그레 오너 3세 경영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장남은 국내 사업, 차남은 해외 사업을 맡는 역할 분담이 선명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인사가 아닌 '포스트 김호연 체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회사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대신 글로벌 시장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해외 사업 성과가 차기 경영 승계의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김호연 회장의 차남 김동만 해태아이스크림 전무를 빙그레 사장으로 보임했다. 이에 따라 장남 김동환 사장과 함께 오너 3세 형제가 모두 그룹 핵심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김동환 사장이 국내 사업을 총괄하고, 김동만 사장이 글로벌 사업을 전담하는 구조다.

업계에선 이번 역할 분리를 두고 빙그레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승계 구상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국내 아이스크림·유제품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회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 확대를 택했고, 그 중심에 김동만 사장을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빙그레는 러시아·베트남·중국 등에 이어 최근 호주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 메로나를 중심으로 한 해외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사업 확대 성과가 향후 경영 능력 검증의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해외 사업 성과가 차기 경영 체제 평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차남 김동만 사장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대외 노출과 경영 리스크 부담이 적은 데다, 해외 사업이라는 미래 성장 영역을 맡으면서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지난달 이뤄진 해태아이스크림 합병 역시 조직 효율화 차원을 넘어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고려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다만 승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김호연 회장의 빙그레 지분율은 39.06%다. 김구재단(2.16%)과 현담문고(0.13%) 등 공익법인, 계열사 제때(2.11%) 지분까지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3.46% 수준으로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너 3세 형제는 아직 빙그레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다. 김동환·김동만 형제는 계열사 '제때'의 지분 각각 33%씩을 보유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이 때문에 향후 대규모 증여세 재원 마련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선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냉장·냉동 물류를 담당하는 계열사 '제때'를 승계 재원 확보의 핵심 카드로 주목하고 있다. 제때의 지난해 매출은 7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지만 공격적인 사업 확장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향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지분 매각이나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빙그레가 한 차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회사는 2024년 11월 인적분할 방식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지만 이듬해 1월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사업과 투자 기능 분리를 통한 지속 성장 기반 마련이라고 설명했으나, 이후 보다 명확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김호연 회장이 올해 만 71세에 접어든 만큼 세대교체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경영 체제 방향이 아직 유동적인 만큼 글로벌 사업 성과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이 빙그레 3세 승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외 시장 확대와 신규 시장 개척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라며 "국내외 사업 경쟁력을 함께 높여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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