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누수 막아야” VS “의료 형사화 우려”
의협, 의료계 스스로 불법 적발 더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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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의료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 8건이 계류 중이다. 법안들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수사를 위해 건보공단 직원 일부를 특사경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 건보공단은 불법 개설 의료기관이 갈수록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을 특사경 도입 필요성의 강조하고 있다. 실제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으로 환수 결정된 금액은 2조9162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환수액은 2563억원으로, 징수율은 8.79% 수준에 그쳤다. 이에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청구 구조와 의료기관 운영 구조를 가장 잘 이해하는 기관이 직접 수사에 참여해야 실효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는 근절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건보공단에 직접 수사권까지 부여하는 구조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전날 열린 의료정책포럼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쏟아졌다. 최병일 법무법인 텍스트 변호사는 "특사경은 행정공무원 역할과 수사권 행사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라며 "행정조사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동일 사안에 대해 곧바로 수사권까지 행사하면 조사 단계에서 확보한 자료와 진술이 사실상 형사절차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도 의료현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압수수색과 긴급체포 등 강제수사 권한이 의료현장에 직접 적용될 경우 필수의료 위축과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기존 수사체계와 행정감독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지 의료 전반을 형사 사법체계 중심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사무장병원을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지역에 있는 의사들이다.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대신 의료계 스스로 불법을 적발해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