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이민국장 "정책 재검토"…태국은 90여 개국 무비자 단축
전문가들 "범죄조직 빠르게 적응…비자 폐기는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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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국경지대 경제특구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로 비대해진 사이버 사기 산업이 단속 압박을 피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로 옮겨가거나 활동 반경을 넓힌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의 20층짜리 건물에서 적발된 온라인 도박장이 그 확산 신호다. 자카르타 도심 한복판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백 명이 외부 출입이 통제된 채 사기·도박 업무에 동원되고 있었다. 전날에는 인도네시아 바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중국 국적자 등 200여 명이 국경 간 사기 범죄 조직 활동을 운영·가담하던 혐의로 붙잡혔고, 8일에는 자바섬 수라바야에서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로 중국인 37명·일본인 4명·인도네시아인 3명이 검거됐다. 규제 사각지대에 자리 잡았던 범죄 산업이 아세안의 핵심 경제권을 넘보는 양상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비슷한 시기 단속이 이어졌다. 6~7일 클랑밸리 일대 합동단속에서는 동남아 안팎의 피해자를 노린 사기 조직 가담 혐의로 중국인 127명을 포함해 모두 174명이 붙잡혔다. 14일에는 조호르주 이스칸다르푸트리에서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해 해외 구직자를 노린 중국인 35명이 적발됐다.
당국이 비자 정책 손질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배경에는 이번 단속에서 드러난 외국인 비중이 자리한다. 인도네시아 이민국장 헨다르삼 마란토코는 지난 13일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국가 출신을 포함한 외국인이 불법 활동에 연루된 사례가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칼리드 이스마일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행 비자 정책은 외국 범죄자들이 활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태국은 한발 앞서 지난 19일 미국과 유럽 솅겐조약 가입 29개국 등 90여 개국의 무비자 체류 기간을 30일 또는 15일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시하삭 푸엉껫께우 태국 외교장관은 이를 "초국가적 범죄에 대한 단속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적자에게 30일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며, 중국·일본 국적자는 30일짜리 도착 비자(1회 연장 가능)를 받아야 한다. 말레이시아도 아세안 국적자에게 30일(미얀마 14일) 무비자를 적용하고, 일본인은 90일, 중국인은 1회 30일·180일 내 누적 90일까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자 빗장이 효과는 제한적이면서 부작용은 클 수 있다고 본다. 자카르타 트리삭티대학교의 공공정책 전문가 트루부스 라하디안샤는 CNA에 "이 조직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빠르게 적응한다"며 "정책 효과 자체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이반 프란체스키니 강사는 "비자 규정을 조이면 범죄조직은 다른 경로를 찾는다.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로 흘러든 피해자 다수는 애초 정식 출입국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며 무비자 폐기는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자카르타의 이주민 권익단체 마이그런트케어의 와휴 수실로 대표는 "강화된 입국 심사는 결국 특정 국적자에 대한 프로파일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비자 강화보다 다국 간 수사 협력과 부패 척결이 더 본질적 처방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란체스키니 강사는 "범죄 조직은 국경을 넘나든다. 정보 공유 공백이 그들에게 면죄부가 돼 왔다"며 "범죄 조직과 결탁하거나 묵인하는 일부 공직자들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